사우디 여성들 한국인 밝히자 “꺄르르, 와~” 우정 표현 [사우디 여행]

2023. 1. 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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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재발견, 진짜 친구되기⑧
“내 팔에 한글로 이름 써달라” 엄지척
리야드 주부 샤다, 전통음식 손수 대접
알울라도슨트 한국인 친해지자 즉석춤
메니다의 롤라 “우리 여성들 사회 참여”
알발라드 어르신 친절하게 인심 전해
한국 유학 희망,사우디이름 지어주기도
한국인 일행에 손수 만든 음식을 내어주고 있는 리야드의 주부 인플루언서 샤다
한국 아재들의 너스레에 웃음을 참지 못하는 알울라 도슨트. 이 복장은 손님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갖춰입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정장일 뿐.

[헤럴드경제, 리야드=함영훈 기자] 한국여행기자로는 처음으로 공식 관광취재에 나서면서, 선배들이 중동붐 때 일한 얘기를 꺼내며 그들과 말을 섞자니, 문화관광과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아, 축구 얘기 부터 해보았다. 물론, 한국인 신분을 밝히자 마자 “와~” 하며 크게 반가워들 했지만, 우정은 그것으로 완성되지는 않으니.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이겼으니, 아르헨티나가 우승하면 사우디가 세계 최고 레벨 되는 거잖아”라는 말에 그들은 싱글벙글하면서도, 손흥민-황희찬-조규성-이강인이 이끄는 한국 축구가 포르투갈에 승리하면서 우루과이를 제치고 16강에 진출했으니 사우디 보다 낫다고 한국을 치켜세웠다.

지야드는 한글이름을 팔목에 써달라고 졸랐다.

자기이름을 팔목에 한국어로 써달라고 주문했던 지야드 알말키는 “아르헨티나가 이기기를 기도하고 있다”면서 16강 탈락의 아쉬움을 사우디에게 진 팀에 대한 응원으로 만회하려 했다.

관광 일을 하고 있는 20대의 지야드는 이모 뻘인 이재숙 사우디관광청 한국홍보사무소장과 ‘푸른하늘 은하수’ 손뼉박자 맞추기 ‘쎈쎈쎈(우리의 쎄쎄쎄)’을 하면서 두 나라의 문화가 서로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한국인들에게 사우디 이름을 지어준 모한나드

제다 이슬람박물관(House of Islamic arts in Jeddah Park mall) 모한나드 도슨트는 한국인들의 이름과 인상을 기반으로 아랍 이름을 지어주었다. 영훈은 young이 들었다는 이유로 야페(젊다)로, 연재는 어감이 비슷한 야센으로 작명해주었고, 이 소장은 아름답다는 뜻의 ‘자밀라’라는 이름을 받고 입이 귀에 걸렸다. 모한나드는 자신과 비슷한 느낌의 한국인에게는 자기이름을 그대로 주었다. 찐 우정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우디 국민은 남편과 함께 리야드의 자기 집으로 한국인들을 맞아 손수 만든 사우디 전통식사를 대접한 주부 인플루언서 샤다였다. 샤다는 대추야자와 아라비안커피를 쟁반에 담은 웰컴다과로 한국인 일행을 맞은 뒤 ‘가정식 백반’의 재료선정, 조리과정을 모두 보여주었다. 육해공 식재료를 적당한 소스에 넣은 뒤 잡탕밥 형식으로 조리한 ‘캅사’는 남도의 미식 처럼 한국인 입맛에 맞았다. 샤다는 “우리 사우디 문화에 매우 큰 자부심을 느끼며, 내가 좀 품을 들이더라도 내 집에 손님들을 초대해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드리면서 사우디 문화를 전하고, 손님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교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인을 반갑게 맞아준 제다 알발라드 옛도시 마을 유지 무하마드씨(64)

제다의 옛도시 알발라드의 60대 동네유지들 무하마드, 알리레미씨도, 리야드 디리아 옛시가지에서 만난 리마도, 어르신이든, 청년이든 모두 한국인들을 반겼다.

60대인 무하마드씨와 알리레미씨는 한국인 일행에게 ‘라와신’(Rawashin) 양식의 옛 건축물 거리의 보존 및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며, 마을 사람들은 손님을 친절하게 응대한다는 점을 소개했다.

디리아에서 자기이름을 형상화한 캘리그라피 작품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던 20대 여성 리마 역시 한국인이라면서 인사를 건네자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한국 친구들 안녕하세요” 루디의 꿈은 한국유학가서 잘 배워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제다의 해변 블루오션 아쿠라리움에서 일하고 있는 루디(Rawt)는 스물두살인데 BTS나 블랙핑크도 아니고, 수퍼주니어 노래를 계기로 K-팝을 좋아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도 친구들한테 예상밖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루디의 한국사랑은 점층법식. 끝내 한국유학 결심까지 하게 된다. K-드라마에 반했다가 어찌어찌 한국의 과학기술이 세계최고수준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루디는 화학이 전공이라, 과학기술이 뛰어난 한국의 장점을 배우고 싶단다. 빈 살만 왕세자가 외국 국공립대 입학 승인만 얻으면 국비로 유학시켜주겠다는 정책을 밝힘에 따라, 한국의 국립대 입학전형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롤라의 세련된 자태

메디나에서 관광 분야 일을 하고 있는 롤라는 사우디가 수많은 민족과 인종이 차별없이 어울리고 사랑하는 곳이라고 했다. 친정은 모로코, 시댁은 인도네시아, 자신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유타주에서 오래 생활한 사우디인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이모팬 중의 한 명임을 자랑한다. 제다의 루디와 대조를 보인다. 그리고 조카가 가정의학을 전공하면서 어디로 유학갈까 고민할 때 주저없이 한국을 추천한 고모이기도 하다.

롤라는 “이제 사우디 여성들은 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남성이 싸들고 오는 지참금은 사랑과 결혼의 변수로서 미약해지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이 좋은 신랑감의 성품과 장래 비전이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나 성지순례를 위해 말레이시아에 온 마리아는 화려한 색감의 머플러 패션 처럼 자유분방한 복색으로 성지 입장의 예를 갖춘 뒤 “메디나 예언자의 성지에 가보는 것은 우리 신자들에겐 일생의 버킷리스트”라며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슬림 여성은 은둔형이라는 것은 이제 완전한 오해다.

한국인들과 친해진 나머지, 1500~2000년전 돌을 파 만든 회의실 ‘자발 이트리브’에서, 급기야 춤 까지 추는 알울라 여성 도슨트.

알울라 고대유적 도슨트는 명랑한 한국인 일행과 친해지자, 갈라진 돌틈에서 춤을 추었다. 그녀의 눈만 보였지만, “꺄르르” 웃음을 지었고 해설하기 위해 웃음을 참아 내느라 애쓰는 모습도 보이는 등, 해맑은 모습으로 한국과의 우정을 나누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눈만 가린 아바야를 그녀가 입고 있었던 것은 손님들에 대한 예의 차원이라는 다른 사우디인의 설명도 뒤따랐다.

알울라 해비타스 리조트 로안 매니저

알울라 해비타스리조트의 로안 매니저는 인도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했음을 알린 뒤, 대자연의 파노라마 속에 조심스럽게 착상한 해비타스의 겸손한 아름다움, 친환경 경영을 적극 알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알울라를 무대로 K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벤트를 고민하고 있는 메샬 쿠레쉬 셀럽이벤트기획매니저는 사우디 자연·인문학 자원과 한류 또는 인도 발리우드와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그는 “사우디에 K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알울라 같은 곳이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었으면 한다. 사우디내 한류관련 행사를 포함해 20년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진행해왔다. SM과 사우디 문화부가 협력하기로 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메샬 쿠레쉬 셀럽이벤트기획매니저는 알울라에서 K-팝 등 한류을 접목시킨 콘텐츠 이벤트를 해보고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숙 사우디 관광청 홍보담당 대표는 “사우디 문화부와 민간문화예술인들은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주자인 SM의 노하우를 사우디문화에 적용키로 했으며, 사우디풍의 선율에 K-팝 요소를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새로운 장르의 개척과 멋진 작품의 탄생을 많은 지구촌 팬들이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계속〉

■한국 여행기자 첫 사우디탐방 글 순서 ▶2022년 12월21일자 [칼럼] 사우디의 재발견, 클릭 ‘새로고침’ ①사우디에 이런 면이? 진짜 우정, 여행교류는 ‘제3 중동붐’ ②정(情) 문화 ‘하파와’..8000㎞ 거리 韓-사우디 많이 닮았다 ③리야드, 제대로 즐기기, 블루바드·킹덤센터·옛도성 3색 매력 ▶12월27일 ④신비의 사우디 알울라..“어서와, 우리집은 처음이지?” ⑤사우디의 세계유산들..제다 알발라드, 최대 암각화군 ⑥함께 가는 韓-사우디, 왕세자·공주·원희·루디의 꿈 ▶2023년 1월3일 ⑦사우디 산호초 구경, 난파선 다이빙..홍해레저의 메카는? ⑧사우디 여성들 한국인 밝히자 “꺄르르, 와~” 우정 표현 ▶1월4일 ⑨사우디 최고 여행지, 제다 알발라드 정밀 탐방기 ⑩석유붐에 쇠락한 알발라드, 非무슬림 묘지의 애상 ⑪제다 고택 내부 3㎞ 쇼생크탈출로, 당황한 예비신부 ▶1월10일 ⑫빗장 푼 성지 메디나, 힐링 여행지 같은 활기 ⑬메디나 성지 면세, 건강 성수..근엄해도 명랑했다 ⑭‘홍해의 공주’ 제다, 볼거리·놀거리 팔방 미인 ⑮사우디 캅사·램, 침샘 자극, 치킨은 한국과 경쟁? ▶지면기사 인터넷판 〈2022년 12월27일자〉 ▷대자연이 감싼 알울라...오아시스 품은 문명을 만나다 ▷사막 도시에 꽃 피울 K-문화관광...확장·진화하는 한-사우디 교류 〈2023년 1월10일자〉 ▷빗장 열린 성지, 부활하는 히자즈 문명 ▷물위의 모스크-312m 분수-일품요리들...제다 가이어(제다는 다르다) ▶포토뉴스 사우디= 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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