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공중전 확산...드론 공습, 포격 1차례에 수백 사상
장기화 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공중전으로 확산하면서 대량 사상자를 내고 있다. 최근 미사일 부족을 겪는 러시아가 대대적 드론 공습을 감행하면, 우크라이나는 미군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포격을 쏟아 붓는 식이다.
3일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벌어진 러시아의 이틀간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5명이 숨지고 100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1일로 넘어가는 밤에 러시아 군이 미사일과 드론 공습을 해 최소 3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는 또 지난 1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키이우를 향해 드론 40대가 공격을 감행했고, 이중 22대는 키이우 상공에서 3대는 키이우 외곽에서 15대는 이웃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에 의해 요격됐다. 이 과정에서 키이우 일부 에너지 기반 시설이 폭발해 1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새해 시작이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격추된 이란제 드론의 수가 벌써 80을 넘어섰다. 이 숫자는 가까운 장래에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샤헤드’(이란제 드론) 공격을 계속하려고 계획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대응역량 소진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 우리 방공, 우리 에너지 섹터를 기진시키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그간 미사일 공격을 계속해 미사일 재고가 모자라는 상황이며 이 때문에 성능이 그보다 낮은 이란제 드론 의존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 키릴로 부다노우 소장은 러시아가 두 차례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정도의 재고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올해 3월 재고가 ‘임계 수준’(critical level)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응한 우크라이나의 공중 공격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의 러시아군 임시 숙소를 고폭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로 공격해 63명의 군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우크라이나군이 6발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방공망이 이 중 2발을 요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실제 사망자가 최대 4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밤 58명의 (러시아군) 부상자가 이송됐다”며 “이는 평소 사상자 수치보다 많고, 수백 명이 사망했다는 정보를 믿는다면 많지 않은 수치”라고 전했다.
도네츠크주에서 독립을 선포한 친러시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관계자는 영상이 공개된 후 “내가 아는 정보에 따르면 사망자는 100명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닐 베즈소노프 DPR 대변인은 텔레그램에서 “미제 하이마스가 지역 직업 학교에 대해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며 “사상자가 있었지만 정확한 숫자는 아직 알 수 없다. 건물은 심하게 손상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출신인 이고리 기르킨은 “사상자가 수백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10개월 이상 장기화하면서 전세계 식량난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전 세계 밀 수출의 4분의 1을 담당한다.
유엔과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극심한 식량안보 불안 위험으로 고통받거나 위험에 직면한 전 세계 인구가 3억4천5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과 공급망 혼란, 주요 국물 생산국인 아르헨티나·미국 등 가뭄,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달러화 강세 등 요인도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식량수급 불안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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