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사 모체' 합참 핵·WMD 대응본부… "북핵에 조직적·공세적 대응"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내년 창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략사령부'의 모체인 합동참모본부 핵·대량살상무기(WMD)대응본부가 2일 공식 출범했다.
합참에 따르면 '핵·WMD대응본부'는 합참 내 기존 전략기획본부 예하 핵·WMD대응센터에 정보·작전·전력·전투발전 기능을 더해 확대 개편된 조직이다.
기존 센터가 본부로 격상되면서 조직 규모와 업무 범위도 작전·정보·전략기획·군사지원 등 합참 내 다른 4개 본부와 같은 급으로 올라갔다.
합참은 "핵·WMD대응본부에선 앞으로 '한국형 3축 체계' 능력 발전을 주도하고, 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우주 영역 능력을 통합 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그리고 △북한의 공격 이후 지휘부와 주요시설 등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을 말한다.
합참은 앞으로 핵·WMD대응본부 운영·검증을 통해 우리 전략 환경에 최적화된 전략사 창설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전략사는 향후 우리 군의 3축 체계를 총괄할 기구다.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가 운용하는 지대지 미사일 '현무', 해군의 3000톤급 잠수함 부대,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가 운용하는 지대공 요격미사일 '천궁', 그리고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이 모두 전략사의 지휘 통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향후 군 정찰위성과 사이버·우주 주요 전력도 전략사가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전력의 효율적 운용과 지휘통제의 일원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전략적 수준의 사령부 창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커지고 기술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이상 기존 대응체계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3축 체계의 핵심전력인 위성 등 정보자산, 현무 탄도미사일, 스텔스 전투기, 특임여단 등 타격자산을 전략사에서 작전 통제함으로써 기존보다 조직적·공세적 대응을 하겠단 의미"라고 평가했다.
우리 군은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전략사 창설을 검토했으나, 2018년 이후 북한과의 화해·협력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관련 논의가 보류됐다. 그러다 작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전략사 창설'이 포함되면서 다시 추진된 것이다.
우리 군은 작년 7월 윤 대통령 주재 전반기 주요 지휘관회의 때 전략사의 단계적 창설을 '핵심 국방현안 추진 방안' 가운데 하나로 보고했고, 국방부는 이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합참 내 핵·WMD대응센터를 대응본부로 확대 개편한 뒤 전략사로 발전시켜간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한때 핵·WMD대응본부장은 중장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초대 본부장은 소장(박후성 육군 소장·육사 48기)이 맡았다. 초대 이는 추후 핵·WMD대응본부와 전략사의 관계, 군 장성 감축 기조 등을 종합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우리 군의 전략사가 미국의 모델을 상당 부분 따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군 전략사는 첩보·감시, 정찰위성 운용, 정보작전, 미사일 방어, 전 세계적 지휘 통제, WMD 운용 등의 임무를 맡고 있으며, 미국의 전면 핵전쟁 계획(SIOP)도 이곳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합참의 핵·WMD대응본부 확대 개편은 우리 군의 전력과 전투발전 기능 등을 고려했을 때 필요한 조치"란 평가와 더불어 "현재의 전략사 창설 계획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킬체인 및 미사일 방어 관련 임무수행부대가 특정 군에 소속된 상황에서 향후 핵보유·공유 등 '핵능력이 없는 전략사'로의 전환 계획을 시행할 경우 전시 작계시행에 필요한 지휘·전력구조와 평시 지휘·전력구조가 상이하게 운용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류 위원은 "이 경우 평시에만 실체가 있고 전시엔 유령처럼 그 기능을 상실하는 조직이 될 수도 있다"며 "또한 한미 군사지휘체계 재편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현재까지 합의된 각 구성군사령부의 임무·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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