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는 289㎝” 세계 최장신?... 가나 남성, 줄자로 재보니

가나의 한 병원에서 키가 9피트 6인치(289㎝)에 달한다는 결과를 받았던 가나의 술레마나 압둘 사메드(29). /페이스북

가나의 한 남성이 자신의 키가 3m에 가깝다는 주장을 폈다. 언론이 ‘팩트체크’에 나섰고, 3m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가나 북부 감바가 마을에 사는 술레마나 압둘 사메드(29)는 최근 지역의 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키가 9피트 6인치(289㎝)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사메드는 8피트 2.8인치(251㎝)로 세계 최장신 기네스북 기록 보유자인 튀르키예의 술탄 쾨센(40)보다 약 40㎝나 더 큰 것이 된다.

검진 당시 사메드의 키는 병원에 구비된 신장계의 측정 범위를 훨씬 넘어서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간호사들이 주변에서 긴 막대기를 구해와 신장계 위 끄트머리에 이어 붙여 키를 잰 결과, 9피트 6인치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확한 수치를 알기 위해 BBC가 16피트(487㎝)에 이르는 줄자를 들고 직접 검증에 나섰다. 사메드는 자동차 타이어로 만든 수제 특대형 슬리퍼를 벗은 뒤 커다란 건물 벽에 기대섰다. 이웃은 나무 의자에 올라서 사메드의 정수리 부분이 벽과 닿는 부분을 숯으로 표시했다.

가나의 한 병원에서 키가 9피트 6인치(289㎝)에 달한다는 결과를 받았던 가나의 술레마나 압둘 사메드(29). /페이스북

그 결과, 사메드의 키는 7피트 4인치(약 224㎝)로, 쾨센의 키를 넘지 못했다. BBC가 사메드에게 측정 결과를 설명하며 “현존하는 최장신 남성이 당신보다 1피트(30㎝)가량 더 크다”고 말하자, 그는 “나는 아직도 자라고 있다”며 “언젠가 나도 그 키에 도달할지 누가 알겠나”라고 웃어 보였다. 사메드는 “나는 현재 3~4월 주기로 키가 크고 있다. 이후에 다시 나를 본다면 키가 커져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메드는 거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도 아크라의 한 정육점에서 일할 때인 22살부터 키가 급격히 자라기 시작했다고 한다. 등이 굽고 피부 질환이 생기는 등 갖은 합병증도 생겼다. 사메드는 “과거에는 다른 젊은 사람들처럼 축구도 좋아하고 운동도 잘했지만, 지금은 짧은 거리도 걸을 수 없다”고 했다

의료진들은 앞으로 사메드에게 심장 질환 등 더 큰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뇌 수술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사메드는 6년전부터 고향에 돌아와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일하며 수술 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가나에서는 해당 수술에 의료보험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한다.

사메드는 이 같은 상황에도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웃들이 함께 사진 찍자고 다가올 때 흔쾌히 응하고 농담도 나눈다. 그는 “언젠가 짝을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다”며 “신이 나를 이렇게 창조한 데 불만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