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준 '부드러워질까'···매파 득실대던 FOMC, 중도파가 과반 점유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3. 1. 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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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연은 투표권 순환 ···12명 투표 위원 중 4명 교체
불러드 등 매파 3인 투표권 종료, 하커 등 중도 3인 진입
2022년 매6-중도5-비둘기1→2023년 매4-중도7-비둘기1
제롬 파월(우측부터) 연준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나드 부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지난해 8월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 중 함께 산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중도-비둘기파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원들이 순환 시스템에 따라 교체되면서 중도 성향 위원들의 수가 더욱 많아지면서다. 당장 이달 말 개최되는 FOMC부터 새로운 위원 구성으로 진행된다.

2일(현지시간) 연준에 따르면 지난해 FOMC 투표권을 행사했던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가 올해 FOMC부터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게 된다.

FOMC는 총 1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7명의 연준 이사와 12명의 지역 연은 의장이다. 이들은 모두 점도표 작성 등 경제 전망과 토론에 참여하지만 실제 통화정책에 대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위원은 이들 중 12명이다. 연준의 7명 이사와 뉴욕 연은 총재가 상시 투표권을 갖고 나머지 4개의 투표권은 해마다 지역 연은 의장들이 순환하며 행사하는 구조다.

총 12명의 FOMC 투표 위원 중 4명의 지역 연은 총재가 교체되면서 전체 구성원들의 성향 분포도 변하게 됐다. 서울경제

미국 대형투자은행인 웰스파고의 성향 분류에 따르면 지난해 FOMC 투표위원 12인의 성향 구성은 △매파 6명 △중도 5명 △비둘기 1명이다. 7명의 연준 이사의 경우 파월 의장을 포함한 3명이 매파, 마이클 바 부의장을 비롯한 3명이 중도,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비둘기로 뽑힌다. 지역연은 의장 가운데서는 지난해 메스터·불러드·조지 의장이 매파로,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와 콜린스 보스톤 총재가 중도로 분류된다.

이와 달리 올해 FOMC 투표위원 구성은 △매파 4명 △중도 7명 △비둘기 1명으로 중도파 위주로 변하게 된다. 새로 투표권을 행사하게될 지역 연은 의장 4명 중 적어도 3명이 중도, 한명이 매파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오스탄 굴스비 신임 시카고 연은 총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중도파로 분류되며, 한 때 비둘기로 꼽혔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매파로 분류된다. 특히 정년 퇴임한 찰스 에반스 총재의 뒤를 이어 시카고 연은 총재로서 올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굴스비 신임 총재의 경우 비둘기파에 가까운 중도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9월 CNBC인터뷰에서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상한다면, 침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1월 인터뷰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겠지만 모두가 바라는 속도는 아닐 것"이라며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기도 했다.

위원 구성의 변화로 FOMC에서 비둘기파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온다. 현재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 중위값은 5.0~5.25%이며 파월 의장은 연내 기준 인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중도파 또는 비둘기파 목소리가 커질 경우 이같은 정책 경로가 수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비둘기파는 의사 결정과정에서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해 의 경우 투표권을 가진 12명 중 4명만이 반 쯤 비둘기 성향을 지닌 것으로 봤지만 올해는 절반이 이런 성향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매파 성향을 지닌 제롬 파월 의장의 영향력이 큰 데다, 최근 FOMC가 만장일치로 정책 결정을 내리는 점을 고려할 때 투표권과 상관없이 지금의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12월 FOMC에서 전체 위원 19명 중 17명이 최종금리를 5.0% 이상으로 예상했다. 파이퍼샌들러의 글로벌 정책연구책임자인 로베르토 페를리는 "2023년 새로운 투표위원들은 퇴임한 이들보다 비둘기파적인 정책 선호도를 가졌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FOMC는 의견이 잘 일치돼 있어 누가 투표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최종금리를 낮추거나 금리 인하로 빨리 돌아서는 기준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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