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감염병 대응 역량 육성…올해 5594억원 투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바이오 원천기술 개발에 지난해보다 0.8% 증가한 5594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신약개발과 감염병 대응,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뇌 과학 연구 역량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와 첨단 디지털 기술의 융합을 촉진한다는 방침인데, 긴 기간과 높은 비용이 필요한 전통 바이오 연구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2023년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관련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며 3일 이같이 밝혔다. 올해 과기정통부가 이 분야에 투자하는 5594억원은 지난해보다 47억원(0.8%) 증액된 것으로, 크게 4개 분야로 나눠 투자가 이뤄진다.
먼저 핵심산업 육성 분야에는 총 1689억원 투입된다. 신약과 의료기기, 그리고 사람의 신체 구조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생 의료 분야에 집중 지원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개발이 될 만한 물질을 고르고, 질병이나 상해로 신체 조직이 손상될 것에 대비한 ‘줄기세포 데이터’를 사전에 구축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미래 유망기술 확보에는 1225억원을 쓴다. 생명현상 분석과 합성생물학 등 차세대 바이오 분야, 장내 미생물·바이오 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그린·화이트 바이오 분야, 그리고 융복합 헬스케어에 적극적인 투자를 한다.
국민건강 증진 분야에는 1394억을 투입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감염병 대응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우울증 등 다양한 뇌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뇌 연구에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과기정통부는 또 연구·활용 생태계 구축에 1285억원을 쓸 계획이다. 바이오 소재 정보를 축적한 빅데이터를 구축해 연구를 촉진하고 창업과 사업화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국 6개 병원에 혁신형 미래의료연구센터를 구축해 ‘의사 과학자’가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의사와 연구자 간에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 임상에 적용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한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모더나는 빅데이터, 합성생물학 등을 활용해 3~4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했다”며 “바이오와 첨단 디지털의 융합은 긴 시간과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전통 바이오 기술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첨단바이오 기술이 국가 전반의 성장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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