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 '신년인사회 불참'…당내서도 비판 여론

2023. 1. 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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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갔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조응천 "'李=민주당' 등치, 지지율 안 올라"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검찰 소환으로 가열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당내에서 비판적 여론이 꾸준히 일고 있다.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연 신년인사회에 불참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친문계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3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야 말할 것 없이 대한민국이 큰 위기"라며 자신이 지난 1일 민주당 신년인사회에서 '교토삼굴(狡兎三窟)'을 인용한 데 대해 '이재명 대안론'이라는 해석이 나온 데 대해 "항상 미래를 대비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려고 했는데 뜻밖에 다른 해석이 있는 것 같다. 그건 내 뜻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서려 했다.

그러면서도 문 전 의장은 '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게 됐는데 당과 대표가 분리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뜻 아니었나'라는 질문에는 "그것도 교토삼굴에 포함된 뜻"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도 문 전 의장은 "그런 뜻은 포함된다. 그건 맞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문 전 의장은 "우리 모두가 이 대목에 대해 같이 가야 된다. 흔들리면 안 된다"라면서도 사법리스크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묻자 "그건 내가 여기서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데 대해서도 문 전 의장은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문 전 의장은 "저도 청와대에도 있어봤고 야당 대표로도, 여당 대표로도 있었다. 그때마다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자는 거에 언제든 손을 들었고 내가 책임져야 될 때는 한 번도 안 빼고 갔다"며 "대통령의 상징성, 국가의 첫날을 시작한다든지 이런 큰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안 간 것은 잘한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무수석이라도 전화해서 직접 얘기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민주당의 서운함도 있다'는 질문에 문 전 의장은 "충분히 그 심정도 이해가 가나 그럼에도 종이쪽을 보냈다든지 전자로 뭐가 왔다든지 그럼에도 참석했어야 한다"며 "갔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라고 재차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 내외 예방을 마친 후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대통령 신년인사회 불참에 대해서는 조응천 의원도 문 전 의장과 비슷한 견해를 표했다. 조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이메일만 보냈다', '아니다. 전화했다. 사람이 갔다' 왈가왈부 말이 많은데 양쪽 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또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먼저 대통령실을 겨냥해 "이메일만 보냈다고 그러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대통령이 참석하시는 행사 여러 번 경험했지만 경호 문제로 얼마나 까다롭게 굴고 전화로 확인하고 참석하냐, 마냐 굉장히 확인을 한다. 그런데 이메일만 보냈다? 그건 뭐 참석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하면서도 "민주당 입장에서도 이재명 대표 취임 이후 수차례에 걸쳐서 영수회담 제의를 했지 않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지만 어쨌든 그래도 대면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너무 그런 데에 구애받지 말고 그냥 나가서 통 크게, 품 넓게 나가서 정말 '협치 좀 하자'라고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이 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소환에 대해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 판단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조 의원은 "그 말씀을 꼭 굳이 대표가 직접 당신의 입으로 말씀하셔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대표와 관련된 얘기를 하면 당 전체와 연관이 돼서 이재명 개인에 대한 공격이 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등치되는 공식으로 연결된다. 이런 게 사실 저희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과도 연결된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전 의원도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불참하고 문 전 대통령을 찾은 데 대해 지지층만 보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을 꺼냈다. 천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야 같은 당의 전직 대통령에게 신년에 세배 가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다. 의도가 뭐든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의 결집도 강화될 것도 분명하다"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여론의 추이"라고 말했다.

천 전 의원은 "저도 민주당원으로서 좀 안타까운 것이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도 반대 여론이 50%를 훨씬 넘는다. 그런데 정당 지지율로 보면 민주당은 한 20% 중반대에 자리해 있다"며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지만 그 중 절반 정도밖에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절반이 무당파 아닌가? 이런 점이 좀 걱정스럽다. 민주당으로서는 무당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이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데 대해서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대해 국민들이 반사적 신뢰든 객관적 신뢰든 신뢰를 못 보내고 있다"며 "냉정히 따지면, 대선 기준으로 당시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최종 득표율과 현재 지지율을 보면 이재명 후보가 더 많이 까먹었다. 야당이 지금 민심과 함께 비상해야 할 시기인데, 이 지지율도 더 확보하지 못한 것은 국민과의 신뢰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지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전날 JTBC <뉴스룸>에 따르면, 이 방송사가 신년을 맞아 이 대표의 당 대표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를 해본 결과 '야당 대표로서 직무를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37.9%,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56.8%로 나왔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호감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62.6%로 나왔는데,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호감도와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똑같은 수치였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조사(잘한다 37.6%, 잘못한다 59.1%)도 이 대표의 직무수행 평가 조사와 비슷했다. 

이 조사는 SBS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국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3.9%였다. 조사 관련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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