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도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정의선, 새해 '도약' 강조(종합)

이장호 기자 이세현 기자 이형진 기자 2023. 1. 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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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대면 신년회…전동화 추진 속도·신사업 계획 밝혀
회장·사장단, 직원들과 질의응답…"조직문화 개선 중요" 강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화성시 남양읍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2023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3.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이세현 이형진 기자 = 현대차그룹이 SDV(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대전환을 선언하고 전기차 톱티어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계묘년 새해를 맞아 "도전을 통한 도약으로 지속성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3일 경기도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하며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2023년을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신년회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대면행사로 진행됐다. 5대 그룹 중 올해 신년회를 오프라인으로 열고 총수가 직접 나서 메시지를 전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직원들에게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변화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 회장은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 등이 3일 오전 경기 화성시 남양읍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 대강당에서 2023년 현대차그룹 신년회를 갖고 있다. 2023.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퍼스트 무버' 전동화 체제 전환 지속…"투자 아끼지 않겠다"

정 회장은 이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새해에 전동화, 소프트웨어, 신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에도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전동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EV9, 코나 EV, 레이 EV 등 경형에서부터 플래그십까지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를 출시해, 고객들의 전기차 경험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톱티어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 현대차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선보이고, 2025년까지 제네시스 모든 신차 100%를 전동화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호성 사장은 올해 출시될 기아 EV9에 대해 "플래그십 EV 모델로서 혁신적인 기술과 우수한 상품성으로 기아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시장 내 대표적인 플래그십 모델로서 자리매김해 이후 출시될 기아의 EV 풀 라인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우리는 비로소 보다 완벽한 SDV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여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전자회사보다 더 치밀하고 꼼꼼해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기업 문화고, 전자회사들은 치밀하고 꼼꼼한 문화를 갖고 있다. 우리가 없는 문화를 우리도 반드시 만들어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신년회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경영진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다양한 영역 도전"…자율주행·로보틱스·SMR 등 신사업 계획 등 발표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율주행,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에너지, 신소재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계획도 구체화했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레벨3)이 가능한 차량을 출시하고, 북미에서는 레벨4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 상용화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 (Highway Driving Pilot)'를 탑재한 G90, EV9을 국내에 선보인다. 이와 함께 모셔널을 통해 미국에서 우버 등 차량공유기업과 손잡고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와 관련해서는 "사람과 사물의 이동 목적에 부합하는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차량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항공 이동 수단인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프로토타입 기체도 개발해 모빌리티 서비스 프로바이더로서의 리더십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해 송호성 기아 사장도 “기아의 PBV 사업은 2025년 미드 PBV인 SW(프로젝트명) 론칭을 시작으로 라지 사이즈, 스몰 사이즈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향후 자율주행, 로봇, AAM 등 다양한 신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 분야에 대해서도 "로보틱스 랩과 보스턴 다이나믹스 그리고 BD-AI 연구소간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인류의 복지와 편의를 지원하는 인간 친화적인 제품 공급의 밸류체인을 꾸준히 완성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소형원자로(SMR)도 향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등장했다. 정 회장은 "소형원자로 같은 같은 에너지 신사업 분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더욱 안전한 초고강도 철강제품 개발과 스마트 물류 솔루션 육성에 박차를 가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신년회 후 사내식당에서 배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1.3/뉴스1

◇"품질, 안전으로 신뢰 받는 것이 최우선" 강조, 또 강조

정 회장은 "우리는 신뢰를 기반으로 도전하고, 도전의 결과로 더 큰 '신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고객의 신뢰, 사회적인 신뢰, 나와 동료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우리가 품질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 나갈 때 고객들도 우리를 믿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기꺼이 함께 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우리가 안전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외부의 규제 때문이 아니다"라며 "생명이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언제나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잊지 않고 우리의 고객과 임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회적인 신뢰의 필요성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The Right Move for the Right Future'라는 그룹의 사회 책임 메시지에 걸맞게 환경을 생각하고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며 인류와 함께 성장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도전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 매사에 진취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 동료를 아끼고 소통하며 협력하는 사람, 열심히 하고, 잘하고자 하는 사람이 인정과 보상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회장·사장단, 직원들과 질의응답…"조직문화 개선 더 노력"

정 회장의 신년사에 이어 장재훈 현대차 사장 사회로 정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연구개발본부 박정국 사장, TaaS본부 및 차량SW담당 송창현 사장이 2023년 새해 메시지와 사업 방향성 및 비전을 공유한 뒤 직원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직원들은 능동적이고 능률적인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 CEO가 바라는 직원들의 모습, PBV 소프트웨어의 운영 방향, 현대차그룹의 SDV가 다른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갖는 차이점 등을 자유롭게 질문했다.

정 회장은 조직문화 개선 방향에 대한 질문에 "보고하는 문화를 개선하고는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보고문화를 간편하고,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옛날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보고를 할 때 제 생각과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고 이유를 설명했다"며 "그런데 우리의 보고를 보면 결론이, 자기 생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어떨 때는 세 가지 선택지를 주고 상사에게 고르라고 하는데, 이런 보고문화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현대차의 첫 독자생산 모델인 포니의 쿠페 모델을 오마주한 N비전74를 선보이고, 현대 쿠페 모델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등 과거 현대차의 유산을 부활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장재훈 사장은 ""과거를 통해 영감을 얻어 앞으로 미래 도전과 변화를 어떻게 도모할지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포니 쿠페 오마주 뿐 아니라 과거의 스텔라, 소나타 등 헤리티지 범위에 넣어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신년회 후 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1.3/뉴스1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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