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언론사 신년사 화두는 '유료화'

박서연 기자 2023. 1. 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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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료화 시작한 중앙일보 홍정도 부회장, 3년 연속 '구독모델' 강조
'앱 독자' 확보 중인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첫 "유료화" 언급
매일경제·한겨레·연합뉴스 경영진 처음으로 "유료화" 언급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2023년 언론사 대표들의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유료화' 언급이 있었다. 2021년 8월부터 80만 명 로그인 독자를 모은 중앙일보는 지난해 10월 본격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1년부터 조선일보는 '앱 독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경제, SBS도 프리미엄 콘텐츠를 기반으로 로그인 독자 확보에 나섰고, 한국일보는 로그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겨레와 매일경제, 연합뉴스에서도 신년사를 통해 '유료화' 화두가 공식적으로 나왔다. 막연한 디지털 퍼스트 담론을 넘어 유료화라는 구체적인 방향성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부회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먼저 신문군은 장기 불황에 생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바란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프리미엄 뉴스 구독 서비스, 'The JoongAng Plus'를 세상에 내놨다. 2017년 '디지털 도강(渡江)'을 선언한 지 5년, 우리는 지금 5부 능선에 올랐다”며 “구독모델에 기반한 뉴스 미디어 플랫폼의 완성. 그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The JoongAng Plus'를 고도화할 수 있는 상품 개발, 기술 인프라, 마케팅 역량을 업그레이드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널리즘과 상품의 관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퀄리티 높은 콘텐츠 생산을 핵심 가치로 삼아 우리의 도전을 시도(try)가 아닌 시류(trend)로 굳히는 한해로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홍정도 부회장의 '구독모델 목표' 발언은 2021년 시작됐다. 홍정도 부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우리의 목표는 구독 모델에 기반한 뉴스미디어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다. 지금은 디지털 도강을 하고, 디지털 고도화를 이뤄나가는 과도기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무용담이나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홍 부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지난해 8월 모바일 개편 이후 불과 4개월여 만에 상당히 의미 있는 회원 수를 확보했다. 처음 가보는 길이었지만,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며 “새해를 디지털 콘텐츠 유료화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를 제작해 뉴스 경쟁력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해 달라. 기존의 출입처 중심의 취재에서 벗어나 이슈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깊이 있는 콘텐트를 생산해야 한다. 속보보다는 심층 취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우리의 살길이다.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관련 조직과 인프라도 구축하길 당부한다”고 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도 신년사에서 처음으로 '유료화'를 언급했다. 방상훈 사장은 “신문사들은 디지털화와 유료화 모델 구축을 위한 실험에 앞다퉈 뛰어들고, 방송사들은 유튜브, OTT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조선일보 앱은 구글을 제치고 국내뉴스 앱 총 사용시간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후원회원제 '서포터즈 벗'을 도입한 한겨레에서도 '구독모델' 언급이 나왔다. 김현대 한겨레 사장은 “올해는 한겨레형 구독모델 발진의 원년이 될 것이다. 신뢰받는 고품질 뉴스로 한겨레 유료 독자를 만들어내는 본격적인 도전에 나서게 될 것이다. 이 일은 '품위가 곧 돈'이라는 글로벌 저널리즘의 교훈을 한겨레 뉴스룸 일상에서 구현하는, 진정한 제2 창간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라고 했다.

김현대 사장은 이어 “한겨레형 구독모델 구축은 최소한 5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과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신문독자, 디지털독자, 주주, 후원회원의 DB를 재구축하고 유기적인 쌍방향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통합마케팅 역량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마케팅과 편집국, 디지털기술 부문이 수평적으로 협력하는 조직문화도 이뤄내야 한다. 10년 동안 1조 원을 투자한 '가디언'에는 많이 못 미치겠지만, 한겨레가 할 수 있는 가장 과감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디지털 언론시대 구독모델 전환은 이제 피할 수 없고 미룰 수도 없는 가장 중차대한 과제다. 국내에서도 일부 언론사가 유료 모델에 이미 시동을 걸었고, 또 여러 언론사가 로그인 회원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주 언론사라는 독자 중심 DNA를 갖고 있는 한겨레에게는 엄청난 기회”라고 했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도 “해외에서는 디지털 혁신을 주도해온 '뉴욕타임스'가 유료화 성공을 선언했다. 디지털 혁신안을 발표한 10년 만에 150만 디지털 독자가 1000만명으로 성장했다. 또한, 얼마 전 매경 본사를 방문한 '일본경제신문'은 디지털 부문에서 유료회원 80만명을 돌파하였다고 한다. '일본경제신문'이 전한 유료화 사례를 스터디하며 매경만의 유료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30일 매일경제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편집국 조직 개편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이진우 매일경제 신임 편집국장은 “제3의 창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콘텐츠 유료화다. 온라인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유료구독 실험을 시사했다. 지난해 11월 매일경제는 닛케이 디지털전략 총괄 임원을 초청해 '일본경제신문의 디지털 전략'을 주제로 강연회도 열었다.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 역시 “유료상품 서비스 전략, 마케팅 전략을 사장이 직접 챙기며 당장 올해만을 시야에 넣지 않고 중장기적인 수익구조 개선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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