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으로 빠져나간 상위권…정시 경쟁률 하락 불렀다

서한샘 기자 2023. 1. 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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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정보공개로 예측 쉬워지고 수능·내신 상관관계도 커져"
안정지원 경향도 영향…"교차지원 유인 줄고 문과생은 불안감"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경쟁률이 대체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이투스에듀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 소재 14개 대학의 인문·자연계열 평균 경쟁률은 5.07대 1로 전년도(5.97대 1)보다 하락했다. 모집인원은 1066명 늘었으나 지원 인원이 8334명 줄었다.

서울 소재 14개 대학은 고려대·건국대·경희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다.

계열별 경쟁률은 인문계열 5.16대 1, 자연계열 4.98대 1로 각각 전년도 6.16대 1, 5.77대 1보다 떨어졌다.

다만 고려대 자연계열의 경쟁률은 3.72대 1로 전년도 3.58대 1보다 소폭 올랐다. 서울대·연세대에서 인문·자연계열 경쟁률이 모두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이와 관련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최상위권 자연계열 지원자들이 고려대에서 안정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다소 반영됐을 수 있다"며 "또 고려대의 모집정원 증가폭이 큰 편이어서 많은 인원이 몰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소재 대학 정시 경쟁률 하락의 가장 단편적인 원인으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자 감소, 정시 모집인원 증가 등이 꼽힌다.

그러나 수능 응시자(469명 감소)와 서울 소재 대학 정시 최초 모집인원(1316명 증가) 증감 폭이 크지 않은 데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이과생들의 영향력이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시모집에서 수능 고득점자가 다수 합격해 정시 지원자 풀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3년에 걸쳐 대학·학과별로 합격자 70%, 50% 내신 성적 커트라인 평균이 매우 상세하게 공개되고 있다"며 "수험생들이 그 성적대에 수렴해가면서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수능 성적과 학교 내신 성적 간 상관관계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수능에 강점이 있는 수험생, 학교 내신 성적에 강점이 있는 수험생 등으로 성향이 나뉘었지만 최근 그 둘의 접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병진 소장은 "코로나19 등으로 성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내신 성적이 좋은 수험생, 수능을 잘 보는 수험생이 구별되는 게 아니라 내신과 수능 성적 모두 잘 보는 학생만 남게 된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문·이과를 불문하고 수험생 사이에서 안정지원 경향이 도드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과생들에게는 인문계열 학과 교차지원 유인이 떨어지고, 문과생들은 교차지원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소장은 "교차지원을 결정짓는 핵심 판단기준은 교차지원으로 더 상위권 대학으로 갈 수 있냐는 것"이라며 "올해 그 정도까지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의 영향력이 커지기는 했으나 국어의 변별력이 줄고 사회탐구 난도가 올라가면서 문과생과의 격차가 전년도보다는 줄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문과생은 지난해 '문과침공'을 인식해 올해도 불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과생은 국어가 쉬워져 상위권 내 편차가 크지 않고 상위권 졸업생 지원자가 늘어났을 것이라는 전망에 안정 지원을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안정지원 경향성을 단정 짓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임성호 대표는 "최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떨어졌다면 상대적으로 그 아래 대학들의 경쟁률은 높아져야 하는데 일제히 떨어진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정시 지원에 나선 상위권 성적대 인원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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