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이주호와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겠다"(종합)
"초등돌봄 확대, 국립대 사무국장 파견 중단은 과감한 조치"
(서울=뉴스1) 이호승 양새롬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추진하는 교육정책들에 대해 "(시·도 교육청과의) 협의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비판할 부분은 비판하는 관계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교육감 직선제 폐지 같은 것도 이전 교육부는 (직선제) 유지 입장이었는데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찬성 의견으로 (전환한)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외고 존치 등 여러 가지 정책에서 교육 당사자·그룹들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느낌"이라며 "교육을 과거로 돌리는 퇴행적 정책이 있다면 반대하고, 미래 교육을 추동하는 정책은 서울이 먼저 나서 전국 표준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특히 고교 성취평가(절대평가) 확대에 대해 긍정적이라면서도 "자사고·외고를 존치하고 내신 절대평가와 결합한다면 부정적 의미에서 굉장히 파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내신 절대평가제에서 자사고·외고 존치는 최악의 조합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 교육감은 오후 8시까지 초등 돌봄교실을 확대하는 것과 반도체 인력 양성,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 폐지, 교육부 고위공무원의 국립대 사무국장 파견 중단 등에 대해서는 "굉장히 과감한 조치로 보고, 보수적인 교육정책의 지평을 변화시키는 지점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유보통합에 대해서도 조 교육감은 "찬성하는 입장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검증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유보통합에 기반한 무상교육, 무상 유아교육체제를 서울에서 시범 실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질의응답에 앞서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과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 고시에 대해 "불과 몇 달 사이에 교육을 흔드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에 대해 "전국 시도교육감의 반대에도 불구, 특별회계법이 통과되면서 전체 교육재정이 축소됐다"고 했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내용이 축소되거나 빠진 채로 확정됐는데, 다양한 의견을 균형 있게 토론하는 절차 없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 초등학교 1학년 입학준비금 5만원씩 지원…유치원도 추진
조 교육감은 교권보호와 기초학력 제고를 올해 '보완적 혁신' 과제로 선정해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육활동보호 조례가 서울시의회 교육위에 상정되지 못했지만 보완작업, 후속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며 "의회의 심의 과정에서 보완하거나 강화할 부분이 나오면 그 논의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기초학력 제고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과정, 수업에 충실한 교육으로 기초학력을 보완하는 한편 더 촘촘하고 다층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미래지향적인 학력 증진 대책을 마련하고 암기식 지식교육을 넘어 학생들이 비판적·창의적 힘을 키우는 방안을 개발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교육 불평등 해소는 공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초중고 입학준비금, 안전하고 질 높은 보편 무상급식 등 보편적 교육복지를 확대해왔는데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1학년 준비물 지원과 관련, 교육청 관계자는 "기존에도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가 준비하지 않아도 되게끔 1인당 예산 3만5000원을 책정해 준비물은 학교에서 준비해줬다"며 "격차 없이 학교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1인당 5만원씩 준비하도록 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유치원 입학준비금은 어린이집과 차별이 되는 문제가 있더라. 이 자리를 빌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제안한다. 서울시와 협의해 어린이집·유치원에 동일하게 입학준비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올해 서울교육청 예산이 서울시의회에서 삭감된 것에 대해서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보수·진보, 여야를 넘는 공존·협력관계가 있었으면 한다"며 "학교의 교육계획이 2월 말에 추진되니 2월 초에라도 예산이 확정돼야 한다. 조속히 추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IB(국제 바칼로레아) 도입에 대해서는 "고교수준에서의 IB는 실험할 수는 있지만 대입과 연결시키지 말자는 입장"이라며 "IB를 단순 도입하는 관점에서 보면 안 되고, IB를 징검다리로 KB를 만들어야 하며, 그것은 2028학년도 논술·서술형 수능과 맞닿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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