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초여름 맞먹는 날씨에… 푸틴 ‘에너지 무기화’ 전략 무색

손우성 기자 2023. 1. 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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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새해 첫날부터 역대 1월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을 겪자 러시아가 반서방 전략으로 꺼내 든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유럽의 이상고온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엔 악재로 평가받는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을 봉쇄하는 등 에너지 무기화에 나섰는데, 이는 유럽의 추운 겨울을 염두에 둔 조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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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사라진 알프스산맥… : 알프스산맥 일부인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베르기젤 스키점프대 주변 눈이 2일 이상고온으로 모두 녹아 녹색 잔디가 모습을 드러냈다. 외신에 따르면 매년 1월 수많은 스키 애호가들이 베르기젤을 찾았지만, 올해는 슬로프에 눈이 없어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AP 연합뉴스

스위스 20.2도·폴란드 18.9도

러, 겨울 가스관 봉쇄 무용지물

미 포병로켓에 러군 피해도 막대

‘여름 휴전론’ 관측도 흘러나와

유럽이 새해 첫날부터 역대 1월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을 겪자 러시아가 반서방 전략으로 꺼내 든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며 러시아군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궁지에 몰린 러시아 정부가 추가 동원령 선포로 전황 뒤집기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여름 휴전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일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스위스 서북부 쥐라주(칸톤) 들레몽 최고기온은 20.2도였다. 1993년 1월 루체른에서 관측된 19.4도를 뛰어넘는 스위스 역대 1월 최고기온이었다. 스위스 연방 기상청은 “알프스 북쪽 지역이 20도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기온도 18.9도로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유럽의 이상고온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엔 악재로 평가받는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을 봉쇄하는 등 에너지 무기화에 나섰는데, 이는 유럽의 추운 겨울을 염두에 둔 조처였다. 에너지 부족에 따른 물가 상승이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억제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던 것. 하지만 CNN 등 외신은 “러시아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장에서도 러시아는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 러시아군 임시 숙소를 폭격해 군인 6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산 HIMARS 미사일로 도네츠크주를 몰아붙였다.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일각에선 러시아 정부가 이르면 오는 5일 추가 동원령을 선포하고 국경을 폐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힘이 빠진 러시아가 올여름 전격적으로 휴전을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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