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방선거중 최강욱 ‘성희롱 발언’ 논란때… 이재명, 전쟁중 같은편 장수 공격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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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5월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정황상 'XX이'라고 했을 것 같지만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니 그만 멈췄으면 좋겠다"며 징계를 만류했다고 박지현(사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고위전략회의에서 최 의원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자 이 대표가 찾아와 "전쟁 중에는 같은 편 장수를 공격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내가 보기에도 전후 맥락상 최강욱이 'XX이'라고 말했을 거라 본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니 그만 멈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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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현 전 민주 비대위원장 ‘이상한 나라의…’책 출간
“이재명, 발언 심각성 인지했으나
징계 무관심…내 입 막기 바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5월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정황상 ‘XX이’라고 했을 것 같지만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니 그만 멈췄으면 좋겠다”며 징계를 만류했다고 박지현(사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밝혔다.
당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이 대표가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인지했으면서도 사실상 면죄부를 주려 한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박 전 위원장은 3일 출간한 정치 에세이 ‘이상한 나라의 박지현’에서 당시 이 대표와 20분가량 나눈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고위전략회의에서 최 의원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자 이 대표가 찾아와 “전쟁 중에는 같은 편 장수를 공격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내가 보기에도 전후 맥락상 최강욱이 ‘XX이’라고 말했을 거라 본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니 그만 멈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를 두고 “선거 전략도 성인지 감수성도 빵점으로 이날 만난 이 대표는 차별금지법에도, 최 의원 징계에도 관심 없었다”며 “그는 내 입을 막기 바빴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 사건으로 지난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 출마선언 후 당에서 출마 자격이 없다고 하자 이 대표가 ‘박 위원장에게도 도전의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속은 검은데 겉은 하얀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그냥 ‘양두구육 정치’일 뿐”이라며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팔 듯, 속으로는 필사적으로 출마를 막아 놓고 겉으로는 안타까운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며 “(이 대표 ‘사법리스크’ 관련) 수사는 이 대표가 개인적으로 감당하고 당은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 차원의 방탄이 아니라 국민적 지지를 얻는 민생투쟁을 우선해야 민주당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며 “조국의 강을 해결하지도 못했는데 또 다른 강, ‘이재명의 강’이 생기면 어떡하나 두려울 따름”이라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성 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뻔뻔하리만큼 당당한 태도로 일관하며 사건을 아예 없는 일로 치부하려는 말을 듣고 있자니 소름이 끼쳤고 ‘의원님’이란 호칭을 붙여야 하나 싶어 ‘저기 아저씨, 지금 뭐 하세요’라고 했다”며 “그러자 ‘너 당비 얼마 냈냐’는 말이 돌아왔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비슷한 심정이었다”며 “논리로 설명되지 않고 상식적이지 않은 세상을 마주했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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