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험난할 ‘꺾이지 않는 수출’

박수진 기자 2023. 1. 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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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스스로 내다본 올해 우리 수출 증감률(전년 대비) 전망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말 '2023년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 수출을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수준(6800억 달러·864조 원)까지 끌어올려 플러스로 만들겠다는, 말 그대로 '도전적' 계획을 내놨다.

수출이 구원 투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수출 주체인 기업이 닥쳐올 겨울에 대비할 수 있게 정부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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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경제부 차장

‘-4.5%.0’

정부가 스스로 내다본 올해 우리 수출 증감률(전년 대비) 전망치다. 액수로 치면 300억 달러(약 38조 원) 정도가 덜 팔릴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우리나라 올해 전체 예산 중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26조 원)에 환경 예산(12조 원)을 합친 규모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해 말 브리핑에서 수출과 관련해 “절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최후의 보루이던 수출 부진은 일찌감치 예견됐던 바다. 지난해 10월 -5.8%, 11월 -14.0%, 12월 -9.5%로 최근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전 세계 경기가 얼어붙어 수요 자체가 확 줄었다.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경기를 짓누르는 악재가 산재해 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수요 약세, 재고 누적 여파로 제품 가격이 떨어지며 최근 두 달 새 30% 가까이 고꾸라졌다. 최대 수출국인 대(對)중국 수출도 그간 이어지던 중국 정부 봉쇄 조치 장기화로 수요가 급감하며 맥을 못 추고 있다.

경제 한파는 올해 더 거세게 몰아닥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2%다.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197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 감소는 당장 국내 산업계 업황 부진으로 이어지며 우리나라 주요 수출 기업들은 투자 축소, 비용 절감, 인력 감축 등 이미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위상이 피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문제는 수출이 상대가 있는 무역 활동이다 보니 대외 상황이 위기에 처하면 돌파구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말 ‘2023년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 수출을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수준(6800억 달러·864조 원)까지 끌어올려 플러스로 만들겠다는, 말 그대로 ‘도전적’ 계획을 내놨다.

수출액이 40조 원 가까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가용할 수단을 총동원하고 드라이브를 걸어보겠다고 한다. 무역 금융, 인증, 마케팅 같은 기업들의 애로를 집중적으로 해소해 수출길을 열어주고, 원전·방위산업·해외 플랜트를 3대 유망 분야로 선정해 수출 시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흥 시장과 자원 부국 중심 맞춤형 지원을 통해 시장을 다변화하고 수출 카라반을 만들어 지방 수출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도 주기적으로 열어 지원 전략을 수립·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우리 경제는 복합위기라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고 있다. 수출이 구원 투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수출 주체인 기업이 닥쳐올 겨울에 대비할 수 있게 정부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 그러려면 ‘꺾이지 않는 수출 강국’이란 비전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정책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야전 산업부’가 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겠다고 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의 약속이 지켜져 ‘수출 플러스’란 목표가 달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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