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콘서트 굿즈’ 매출 신고 누락...후크, 탈세 의혹

후크 “사적 유용 없어...향후 개선”

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음원 및 광고료 미정산 등 횡령 혐의로 갈등을 벌이고 있는 후크엔터테인먼트(대표 권진영)가 이번엔 소속 가수 이선희의 콘서트 굿즈 판매금 탈세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후크 측은 현금 매출액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사적 유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3일 조선닷컴은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진행된 두 차례 전국투어 콘서트 중 현장에서 판매한 사인CD와 액자 등 MD 상품, 일명 ‘굿즈’ 판매와 관련해, 현금 결제를 유도한 뒤 세무당국에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선희는 2016년 9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더 그레이트 콘서트’ 전국투어 23회, 2018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클라이맥스’ 전국투어 23회 총 46회에 달하는 콘서트를 진행했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46회 콘서트의 굿즈 매출액은 1억1000만원으로 이 중 현금 결제액은 9610만원, 카드 결제액은 1390만원이었다.

후크는 이 중 카드매출 1390만원과 현금매출 중 현금영수증 처리가 된 약 800만원에 대해서만 부가세 신고를 했고 나머지 굿즈 현금 매출액 8810만원은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크 측은 현금 매출 신고 누락에 대해선 인정하고 사과하면서도, 벌어들인 현금은 모두 현장에서 업무적으로 필요한 사안에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후크 관계자는 이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법인통장에 굿즈 매출액을 입금하거나 (부가세를) 신고하진 않았다. 회당 금액이 크지 않고 업무 용도로 바로 처리가 됐기 때문이지만 신고가 누락된 것 자체는 사실이다. 향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굿즈 판매액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회당 굿즈 현금 매출액이 200만원 안팎인데 현장에서 현금이 필요할 때 사용하기도 했고, 수십 명에 달하는 콘서트 스태프들의 회식이나 금일봉을 줄 때 사용했다”며 업무 용도로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카드 매출에 비해 현금 매출이 현저히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현금 결제가 더 많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금 결제를 유도한 적은 결코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 카드 단말기도 당연히 있었지만 아무래도 현금 결제보다는 대기가 길어지는데, 굿즈 가격이 높지 않으니 현금으로 계산한 분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도로 과도한 현금 매출 비중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높다. 한 공연 관계자는 스타투데이에 “관객 대부분이 중장년층인 공연에서는 현금 결제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카드로 결제가 이뤄진다. 팬들도 회계 처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카드 결제가 일반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후크는 지난해 말 이승기와의 정산갈등으로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후크는 이승기가 데뷔 이후 18년간 가수 활동을 하며 벌어들인 음원 수익을 제대로 정산하지 않아 이승기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는데 이 외에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및 광고모델료 편취 등의 의혹으로 뭇매를 맞았다.

후크 권진영 대표는 “이승기 관련 다툼에도 온전히 책임지는 자세로 낮추며 제가 지어야 할 책임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개인 재산을 처분해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이승기와 어떤 논의도 없이 50억 원을 송금한 뒤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제기 계획을 알렸다.

이에 이승기는 권 대표가 보내온 50억원을 사회에 모두 돌려주겠다는 뜻과 함께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12월 22일 권 대표 및 전현직 이사들을 업무상횡령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승기 사태와 관련 그를 키운 스승으로 알려진 이선희의 침묵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승기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후크엔터의 전현직 이사들이 이승기를 속이고 광고모델료 중 일부를 편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 년간 광고모델료의 약 10%가 이른바 ‘에이전시 수수료’ 명목으로 광고대행사에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후크엔터테인먼트의 전현직 이사들이 위 에이전시 수수료 중 일부를 광고대행사에 지급하지 않고 나누어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후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이선희 가족도 일부를 챙겼다고 주장해 이선희에게도 비난이 쏟아졌다.

이승기는 지난해 12월 1일 후크와 전속계약 파기를 선언했으며, 이후 1인기획사 휴먼메이드를 설립했다. 12월 29일 이승기는 서울대어린이병원에 20억원을 기부, 50억 기부 약속의 첫걸음을 뗀 뒤 “다시 찾은 돈이기에 보다 의미있는 곳에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