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김정은의 2023 탁상공론

2023. 1. 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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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주변국에 대한 핵(核) 위협에 몰두하고 있다.

북한 정책 결정자들은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핵 인질'로 잡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

이를 알아챈 북한은 "그렇다면 한국, 일본이 핵 공격을 받으면 어떡할 거냐"고 미국에 패를 던진 것이다.

한국 국방부는 1일 "북한이 만일 핵 사용을 기도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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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주변국에 대한 핵(核) 위협에 몰두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고에서 한국을 “의심할 바 없는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면서 “핵탄두 생산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또,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연이틀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뒤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 4일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가는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 정책 결정자들은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핵 인질’로 잡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정부는 북한과 협상할 뜻이 없어 보인다. 북한과의 협상에 열려 있다고 말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의 ‘전략적 인내’, 실제로는 ‘방치’를 계속한다. 어차피 미국의 상대는 중국인데, 북한이 계속 말썽을 부리는 것이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 가운데 하나로 나쁠 게 없다고 보는 것이다.

또, 북한이 아무리 우겨도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및 위성 통신 체계 등을 완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이를 알아챈 북한은 “그렇다면 한국, 일본이 핵 공격을 받으면 어떡할 거냐”고 미국에 패를 던진 것이다. 동맹국을 보호하려면 바이든 정부가 경제 제재 등 협상에 나서라는 뜻. 그러나 북한의 카드는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에 인질로 잡힐 까닭이 없다.

경제·안보 모두 세계적 강국인 두 나라가 최악의 경제파탄국·인권탄압국의 인질이 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북은 전쟁을 수행할 경제적 능력이 거의 없다. 한·미·일 3국은 핵전력 공동 운용을 비롯한 다양한 대응책도 준비 중이다. 물론 북한이 실제로 한·일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미사일이 두 나라에 닿기 전에 북의 도발 원점은 초토화된다.

한국 국방부는 1일 “북한이 만일 핵 사용을 기도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북한의 전략적 선택은 무모한 도발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못 이기는 척 호응하는 것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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