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와 1차전서 완패”… 우티, 이용자 정체에 ‘골머리’
탑승 승객에 10% 상시 할인 등 제공
기사 호출료 100% 지급서 80%로 조정
운행 건당 인센티브 절반으로 축소
우버와 티맵이 합작해 만든 택시 호출 서비스 플랫폼 우티(UT)가 카카오택시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출범 1년을 맞아 지난해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섰지만, 이용자 수 증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호출료와 인센티브를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티가 카카오택시와의 1차전에서 완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3일 애플리케이션(앱) 정보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티 앱의 지난주(12월19일~25일)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iOS+안드로이드)는 20만9917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0만3909명 대비 2.9% 늘었지만 11월부터 5주간 이어진 이용자 수 감소세가 연말 효과에 반짝 반등한 결과다. 우티는 카카오 서비스 먹통 효과로 10월 중순과 11월 초 21만~28만명대의 주간 이용자 수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21만명을 넘지 못하면서 이용자 수 증가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우티의 이용자 수 반짝 반등은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T 앱의 주간 이용자 수 흐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T 앱 주간 이용자 수는 이태원 참사 여파로 11월부터 5주 연속 감소했지만 12월 둘째 주부터 반등하면서 늘었다. 오히려 카카오T 앱의 지난주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iOS+안드로이드)는 595만명으로, 전년 동기(508만명)와 비교해 16.9% 급증했다. 카카오T 앱 주간 이용자 수는 우티 대비 28배 많지만, 7배 넘는 증가세를 보이면서 독주 체제를 강화한 것이다.
우티는 지난해 카카오택시를 따라잡기 위해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가맹 대상 호출료 100% 지급, 실질 가맹 수수료 0%, 가맹 가입비 무료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프로모션에도 이용자 수가 늘어나지 않자 우티는 1월부터 호출료를 80%로 낮췄다. 그동안은 이용자가 빠른 배차를 위해 지급하는 최대 3000원의 호출료를 택시 기사에게 전액 지급했는데, 1월부터는 80%에 해당하는 2400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600원은 우티가 가져간다는 의미다.
우티는 가맹 택시에 건당 4000원, 일반 택시는 1000원을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줄였다. 우티는 가맹 택시 기사들의 운행 장려와 수익성 보장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운행 건당 일정 금액을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하지만 인센티브 지급에도 택시 기사들의 우티 앱 사용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면서 1월부터 가맹 택시 건당 2000원, 일반 택시 특정 시간대에만 2000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축소했다.
업계는 우티가 카카오택시를 대체할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해 카카오택시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친근한 이미지와 다양한 서비스로 이용자를 공략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우티 서비스가 없어 이용자 입장에서 굳이 우티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우티가 카카오T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택시 호출이 월등히 빠르거나, 가격이 확실히 저렴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결국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1등을 따라잡을 수 없다”라고 했다.
우티는 택시 기사에 대한 프로모션을 줄이는 만큼 이용자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택시 기사 늘리기 전략을 이용자 공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우티는 전날 우티 앱 이용자에게 오는 2월까지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우티를 처음 이용할 경우 1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기존 이용자에게는 10% 상시 할인을 선물한다.
톰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자(CEO)는 “우티는 모빌리티 업계의 성장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동시에 기사와 이용자 모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해 나가겠다”라며 “택시 기사에게는 수익 증진의 기회를 이용자에게는 교통비 부담을 완화해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이동을 지원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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