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을 생각하지 않는 행태” “흥국이 흥국했다”…경질에 분노한 팬들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지난 2일 단장과 감독의 동반 사퇴를 발표했다.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 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으며, 단장도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사퇴 배경을 전했다. 대외적 표현으로는 사퇴였지만, 사실상 경질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흥국생명의 갑작스런 감독 교체와 관련해 배구팬들은 배경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팬들을 생각하지 않는 행태”라며 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3일 V리그 공식 웹사이트 역할을 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웹사이트 게시판에는 흥국생명의 감독 교체와 관련해 여러 글이 게시됐다. 다수는 최근 승점 3점 차로 리그 선두를 잡고, 추격 중인 시점에 2위 팀 감독을 갑작스럽게 바꾼 이유에 대해 의아하다는 것이었다.
한 누리꾼은 권순찬 전 감독 경질을 다루며 ‘정말 뜬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표현한 언론 기사 일부를 인용했다. 이 누리꾼은 “배구판 아니 V리그의 배구팬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흥국생명의 행태를 보면서 몆자 적었다”며 “흥국생명엔 뜬금없는 일이 발생하는데 과연 흥국생명이라는 배구단이 프로배구단이 맞는지 아니면 배구팬들을 의식하는 구단인지 당최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확한 사유 통보를 알리지도 않고 시즌 중 경질이라”며 “흥국생명이 흥국생명하는 것이로군요. 향후 흥국생명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참 알다가도 모를 팀”이라고 적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퇴한)권 전 감독은 고문으로 가고,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3일 오전 현재 흥국생명의 웹사이트에는 권 전 감독이 감독으로 그대로 남아 있다.
흥국생명은 웹사이트에 팀 소개로 “흥국생명 배구단은 1971년 태광산업 배구단 창단을 시작으로 여자배구 오랜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구단”이라고 썼다. 이어 “보험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며 “흥국생명 배구단도 한결같은 사랑을 주신 팬 여러분들의 믿음과 신뢰에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써 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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