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100대로 끌어내린 기관의 '팔자'…언제까지 이어지나?

홍재영 기자 2023. 1. 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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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이 강한 매도세를 보이며 코스피 2200선이 무너졌다.

금융투자의 배당차익거래가 수급 불안을 만들었다.

금융투자의 매도는 배당차익거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투자가 연말에 설정한 배당매수차익거래(현물 매수, 선물 매도) 포지션을 배당락일부터 청산하면서 현물을 순매도하고 있다"며 "외국인 자금 유입도 제한되고 수급 요인 악화가 증시 하방압력을 높이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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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35.09포인트(1.58%) 하락한 2190.58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22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10월 17일(장중 저가 2177.66) 이후 79일만이다./사진=뉴스1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이 강한 매도세를 보이며 코스피 2200선이 무너졌다. 금융투자의 배당차익거래가 수급 불안을 만들었다. 연초엔 존재했던 이슈여서 지속될 사안은 아니지만 사라지더라도 마땅한 증시 강세 재료가 보이지 않는 게 걱정거리다.

3일 오전 11시8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79포인트(-1.61%) 내린 2189.88을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 산타랠리 없이 하락한 코스피 약세가 이어지며 2200선마저 깨진 것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93포인트(-0.88%) 내린 665.58을 기록 중이다.

2023년 개장 첫 날인 2일에 이어 이날도 약세를 기록하는 이유로는 기관의 매도세가 꼽힌다. 그 중 특히 금융투자의 매도세가 강하다. 오전 11시1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3625억원 순매도 하고 있고 그 중 금융투자는 3208억원 순매도 중이다. 지난 2일 금융투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667억원 가량 순매도 했다.

금융투자의 매도는 배당차익거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을 위해 사들인 현물을 청산하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투자가 연말에 설정한 배당매수차익거래(현물 매수, 선물 매도) 포지션을 배당락일부터 청산하면서 현물을 순매도하고 있다"며 "외국인 자금 유입도 제한되고 수급 요인 악화가 증시 하방압력을 높이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21일부터 배당락 전일인 12월27일까지 금융투자는 약 2조8462억원 순매수 했다. 그러나 배당락일인 12월28일부터 올해 1월2일까지는 1조5015억원 순매도 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러한 배당차익거래에 따른 기관의 매도세는 연초면 늘 있었던 이슈다. 1월초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미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년 연초가 되면 항상 나오는 이슈"라면서 "보통 1월 정도 지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금융투자의 배당차익거래에 따른 문제라면, 연초에 나오는 현상들로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외에도 현재 증시는 4분기 실적, 외국인 수급 약화 등의 요인으로 강세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 배당차익거래 이슈가 해소돼도 증시가 강세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승훈 센터장은 "막연하게 중국 코로나19(COVID-19) 상황이 완화되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안정화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명확한 모멘텀이 없다"며 "4분기 실적 시즌도 곧 시작될 것이고 2023년 실적 가이던스가 많이 내려올 것으로 보여 오히려 1,2월은 분위기가 술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외국인 매수가 들어와야 의미 있는 반등이 나오는데 그러려면 달러가 의미 있게 약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3월까지 금리를 올리면 5% 정도 될 것이고 4월달에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6% 정도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금리가 물가보다 높아지게 되면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통제권역에 들어왔다고 판단해 달러 강세도 같이 꺾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기관의 매도세가 연초라는 시점 상, 금융투자의 포트폴리오 교체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본부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담당 매니저들이 교체됐을 수 있고 이 경우 새로운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를 자신의 성향대로 교체해 운용하기 때문에 먼저 매도 물량이 나온다는 것이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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