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폭 좁고 비싸기만”…소비자에 불리한 5G 요금제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1. 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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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5G 요금제의 선택폭이 좁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 제공량이 다양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데이터를 모두 사용한 이후 이뤄지는 속도제어 구간도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요금제의 경우 저렴한 요금제로 볼 수 없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데이터 제공량만 놓고 봤을 때는 소비자에게 더 불리한 요금제라는 분석이다.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제어 구간 등을 고려해 다양한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G, 데이터 제공량 등 선택폭 좁아
3일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통신3사 5G 요금제는 61개다. LTE 요금제(158개)의 약 38.6%에 불과하다. 통신사별로 보면 SKT 18개, KT 22개, LG유플러스 21개다.

소비자원은 데이터 제공량 측면에서 볼 때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월 데이터 제공량이 31GB 이하와 110GB 이분화돼 있다는 이유다. 통신3사가 지난해 8월부터 중간요금제 6종을 도입했지만 선택권 보장에는 미흡하다는 판단이다.

속도제어 측면에서 보더라도 소비자 선택권이 다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3사 5G 요금제는 모두 5G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제공량을 소진하면 속도제어 하에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통신3사 5G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으로 평균 801.48Mbps다.

문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소진한 다음이다. 데이터 제공량 소진 이후 속도제어 구간은 0.39Mbps(400Kbps), 1Mbps, 5Mbps 등 3가지뿐이다. 1Mbps 초과~5Mbps 미만인 구간에 해당하는 요금제가 하나도 없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시청할 때 로딩 없이 재생 가능한 속도는 2.5~3Mbps다.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인스타그램도 데이터 전송 속도가 3Mbps이면 사진과 영상 모두 로딩시간 2~3초 안에 재생된다. 통신3사 5G 평균 속도만큼에 이르지 않더라도 콘텐츠 이용에는 문제가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 콘텐츠는 동영상(59.7%·1만2272TB)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의 주된 데이터 사용처를 고려할 때 3Mbps 수준의 전송 속도에서 고화질 동영상과 SNS를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며 “5G 속도뿐만 아니라 속도제어 하에서 사용하는 데이터 사용량도 소비자의 원활한 콘텐츠 이용에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고 했다.

“중간요금제, 5G 요금제 중 사실상 가장 비싸”
중간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제어 측면에서 볼 때 저렴하지 않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데이터 제공량 측면에서는 오히려 통신3사 42개 5G 요금제(61개 요금제 중 무제한 요금제 19개 제외) 가운데 가장 비싼 요금제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통신3사 요금제 42개(61개 요금제 중 무제한 요금제 19개 제외)를 데이터 제공량에 비춰 회귀분석한 결과 예상가격은 약 3만8000원”이라며 “실제가격에서 예상가격을 뺀 불리한 가격 차이가 약 5000원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통신3사 중간요금제에 약정 할인이 반영된 가격은 4만3000원 안팎이다.

같은 방식으로 속도제어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속도제어 면으로 보더라도 저렴한 요금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소비자원은 “통신3사 61개 요금제를 대상으로 했을 때도 예상가격이 3만9688원으로 실제가격에서 예상가격을 뺀 불리한 가격 차이가 약 2000~6000원이었다”며 “중간요금제가 속도제어 측면에서 저렴하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통신3사는 데이터 제공량별로 요금제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지만 속도제어 구간별로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통신3사 “안 비싸다”…소비자원, 다양화 주문
실태조사를 담당한 김영재 소비자원 대리는 “소비자들이 데이터를 쓸 때 영상을 보거나 SNS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해당 콘텐츠를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통신3사의 속도제어가 소비자들이 불쾌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여서 적당한 요금제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태조사 결과는 통신3사에 모두 전달됐다. 통신3사는 중간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을 요금제 단가로 나눈 데이터당 평균 가격을 소비자원에 제출하면서 “비싸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재 대리는 “중간요금제는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했지만 데이터 제공량 대비 다소 비싼 것으로 분석됐고 부가혜택도 많지 않아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데이터 제공량이나 속도제어, 부가혜택 등을 늘린 요금제를 출시하고 요금제를 다양화해서 실질적인 소비자 선택권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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