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직접 해보니…10만원 내고 답례품 떡갈비 3팩

김윤구 2023. 1. 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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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례품 30%…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10만원 초과분은 16.5% 공제
'고향사랑e음' 사이트 더 편리하게 개선 필요
고향사랑e음 첫 화면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계승현 기자 = 올해 1월1일부터 처음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에 따라 고향이나 자신과 인연이 있는 지역에 기부해보면 어떨까.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이외의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이하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기부금액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되며 10만원 초과분은 16.5%를 공제받는다. 또 기부금액 30% 이내의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를 위한 원스톱 정보시스템인 '고향사랑e음'(https://ilovegohyang.go.kr/)에 3일 접속했다.

첫 화면에 '고향사랑 기부하기'와 '답례품 둘러보기'가 있다. 모바일에서 답례품을 둘러보려고 했으나 브라우저 설정에서 팝업창을 허용해야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사이트 이용이 직관적이진 않았다.

답례품부터 둘러보다 장바구니 담기를 클릭해봤지만 로그인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회원가입부터 해야 했다. 한참을 헤매다 회원가입을 시작했는데 특히 모바일에선 메인화면에 회원가입 메뉴가 보이지 않았다.

약관 동의와 본인 인증을 거쳤는데 이때도 팝업 차단을 해제해야 본인 인증을 할 수 있었다. 아이디와 전화, 이메일, 주소 등 정보 입력 후 회원가입이 완료됐다.

회원가입 뒤에도 또다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회원 가입했으니 기부 대상 지자체의 답례품을 먼저 살펴보고 장바구니에 담으려 했으나 '주문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닙니다'라는 안내만 떴다. 해당 지자체의 답례품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알고 보니 기부금을 먼저 내야만 답례품을 장바구니에 담도록 돼 있었다.

경북 문경시 답례품

'기부하기' 메뉴를 선택하고 지도에서 경북 문경시를 찾았다.

'주소확인하기'를 클릭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주민등록 주소지를 확인했다. 기부 대상 지자체가 주민등록 주소지와 다르다는 것이 확인돼 기부가 가능하다고 나왔다.

기부액으로 10만원을 입력했다.

결제는 '위택스 인터넷지로' 창에서 '계좌이체'와 '신용카드', '간편결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납부할 때 또 한차례 고비가 왔다.

계좌이체는 본인 계좌번호와 계좌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는데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다. 신용카드 납부 역시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을 입력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인인증서까지 요구했다. 평소 온라인에서 신용카드 결제나 계좌이체에 공인인증서를 요구받아본 적이 없어 당황스러웠다.

공인인증서 기한이 만료한 지 한참 지났기 때문에 기부를 포기할 뻔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간편결제에서 다행히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어서 카카오페이로 납부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답례품을 선택할 차례. 10만원을 기부했더니 30%인 3만포인트(3만원)가 적립됐다.

10만원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10만원, 답례품 3만원을 합해 13만원의 혜택을 돌려받을 수 있다. 100만원을 기부하면 54만8천500원(세액공제 24만8천500원, 답례품 30만원)의 혜택을 받게 된다.

지자체들이 기부금 유치를 위해 답례품 선정에 공을 들인 가운데 경북 문경시는 152종이나 되는 풍성한 답례품을 마련했다. 문경에서 이름난 사과와 오미자 관련 제품, 약돌돼지 등이다.

사과를 동결건조한 사과칩 3봉지 1만1천포인트 짜리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오미자차 1박스(2만포인트)도 담으려 했으나 안 됐는데 합계 3만1천포인트로 3만포인트를 넘기 때문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몇천 원 더 기부하는 게 좋았을까. 답례품 종류가 많았는데도 금액에 딱 맞는 답례품을 찾기란 만만치 않았지만 결국 1만8천포인트짜리 오미자원액을 추가하고 배송지를 입력해 절차를 마쳤다. 총 2만9천포인트를 사용해 1천포인트가 남았으며 배송비는 따로 붙지 않았다.

전남 담양군 답례품

문경시 외에 전남 담양군에도 10만원을 기부했다. 담양군은 연고가 없지만 지난여름 휴가차 갔을 때부터 관심을 두고 있던 곳이다.

담양군은 특산품인 대나무 죽순, 떡갈비와 함께 방울토마토, 샤인머스캣, 약과, 한과, 쌀 등 40종의 답례품이 있다.

역시 적당한 가격의 답례품을 찾기가 쉽진 않았다. 한 팩에 1만포인트인 떡갈비 3팩을 장바구니에 담자 할인이 적용돼 2만7천포인트가 소진됐고 3천포인트가 남았다.

잔여 포인트는 처리가 곤란할 수도 있다. 타인에게 양도할 수는 없으며 다음에 기부할 때 받은 포인트와 합쳐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기부하게 하려면 '고향사랑e음' 사이트와 상담 전화의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상담원은 기부 후 별도의 신청 없이도 세액공제 되는지 묻자 대답하지 못하고 국세청에 문의하라고만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세청 연말정산시스템과 연계해 기부자의 신청 없이도 자동으로 세액공제 되는 것이 PC에서만 가능하고 모바일에서는 '위택스'를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시행 사흘째지만 아직 일부 지자체는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서울 22곳, 부산 서구·영도구 등 4곳, 경기 고양시, 김포시 등 6곳 등 34개 지자체는 아직 답례품을 선정하지 못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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