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 개인 향한 건지, 당 향한 건지” 이재명 발언에 조응천 “굳이 직접 말해야 했나”

‘비(非)이재명계’ 조응천, BBS 라디오서 “아쉬움 있다”며 지적
앞서 ‘檢 대응, 당과 분리해야 하하’ 질문에 이재명 “개인에 대한 건지, 당에 대한 건지 판단 다를 수 있다”고 사실상 '야당 탄압'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대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경남 창원의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미소를 짓고 있다. 창원=뉴스1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같은 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가 개인을 향한 공격인지, 당을 향한 공격인지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취지 발언에 “그 말씀을 굳이 대표가 직접 입으로 말씀하셔야 했는지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당내 ‘비(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검찰 수사가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 판단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생각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조 의원은 “오히려 아무 상관이 없는 우리 당 소속 의원이 백브리핑이나 이런 데서 (말씀을) 하시는 게 훨씬 더 낫지 않았나”라며 “대표가 관련된 그런 얘기를 하면 당 전체와 연관이 되어서 이재명 개인에 대한 공격이, 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등치가 되는 공식으로 연결된다”고 이유를 댔다.

이어 “이런 게 저희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과도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광역시당 회의실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진행한 약식 기자 간담회에서 ‘검찰 수사 대응을 당과 분리해서 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다’는 물음에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 판단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야당 인사를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펼쳐지는 만큼, 이 대표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야당 탄압’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해 이르면 이달 둘째 주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 측이 수원지검 성남지청 3부(유민종 부장검사)에 1월 둘째 주 출석 의사를 타진했고, 검찰이 오는 10~12일 중 출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당당하게 출석해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조 의원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당 지지율 원인을 두고는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함께 당이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면서 전체적으로 당 지도부가 ‘한 색깔’만 띠는 점도 지목했다.

조 의원은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는 분이 없다”며 “지도부가 한쪽 방향 말만 하니까 중도, 무당층 혹은 우리 당을 지지했다가 이탈한 민주당 지지층에는 소구를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지지했다가 강성 지지층만 보는 지도부에 실망해 이탈한 이들의 목소리를 그동안 당이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또, ‘확장성’을 잃어버린 탓에 당의 지지도가 연거푸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12월5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국민의힘(32%)보다 4%포인트 낮은 28%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5주차 조사에서 34%를 기록한 민주당 지지도는 12월3주차에서 30%로 떨어진 데 이어 또다시 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도가 20%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9월4주차 조사 때의 29% 이후 석 달 만의 일이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조 의원은 ‘다양성’을 회복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가 이름을 변경한 ‘민주당의 길’ 등이 그러한 사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외연 확장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도 낸다.

다만, 조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실정을 거듭하고 민심과 유리된 일을 하는데도 저희가 그걸 지지율로 치환하지 못하는 지금, 누가 깃발을 들고 ‘이렇게 하겠다’고 해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