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아무리 봐도 당 내부에 대통령감 없더라…그래서 결국 尹이"

2021년 1월 7일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제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해 여당이 대통령만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자체적으로 역량 있는 대권후보를 키우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여당이라는 건 다 대통령이 만든 당들이다"며 "1951년 이승만령이 대통령 되기 위해서 자유당을, 1963년 박정희 최고위 의장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공화당을, 1981년 전두환이 대통령 되기 위해서 민정당 만들었다"고 예를 들었다.

따라서 "속성이 어떻게 돼 있느냐? 대통령만 쳐다보는 그런 정당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그 정당 내에서 제대로 된 정치 지도자가 양성이 안 됐다"며 "2020년 (21대) 총선이 끝나고 내가 국민의힘으로 이름도 바꾸면서 비대위원장 노릇을 한 10개월 동안 했는데 내부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 속에 대통령감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감이 없으니까 결국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라며 이제는 이러한 정치 제도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우리가 대통령제의 여러 가지 체험을 많이 해왔고 성공한 대통령을 거의 갖지 못하는 불행한 나라이기에 이제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 좀 심각하게 검토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라며 평소 지론인 '내각 책임제'를 슬쩍 내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한목소리로 강조한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혁'에 대해선 "그렇게 말대로 쉬운 일도 아니고 중대선거구 한다고 영호남 갈등이 해소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그렇게 보는 이유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현역 의원들이 선거구가 줄어드는 것에 결사반대를 할 것이고 중대선거구를 해도 호남은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다 돼버리고 영남에선 국민의힘이 다 돼버리면 (소선거구제와)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냐"라는 점을 들었다.

1등만 당선되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2등, 혹은 3등까지 뽑는 중대선구제를 해도 지역 유권자들이 같은 당 후보들에게 표를 던진다면 그 의미가 퇴색한다는 것으로 결국 '내각제가 답'이라는 소리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