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미국에 우호적인 60대도 "줄 거 주고 받을 거 받자"

김지현 2023. 1. 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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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한미동맹이 시작됐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 포커스그룹인터뷰(FGI)에서 60대 이상 참가자들이 미국에 대해 갖는 이미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미국이 참전하면서 안보는 물론 경제를 포함해 여러 면에서 우리를 살려준 거나 마찬가지다.

F=박정희 전 대통령 때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도움도 받고, 수출도 했으니 가장 안정적인 동맹 사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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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대미인식 FGI 조사
편집자주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한미동맹이 시작됐다. 올해 동맹 70년을 맞아 한국일보는 신년기획으로 국민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와 인터넷 웹조사, 심층면접인 포커스그룹인터뷰(FGI)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지난달 27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오울렛 초소에서 한미 장병들이 작전에 나서기 전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파주=하상윤 기자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유일한 동맹 대상.'

한국일보·한국리서치 포커스그룹인터뷰(FGI)에서 60대 이상 참가자들이 미국에 대해 갖는 이미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60대 이상은 전통적으로 미국에 대한 호감도와 기대감이 가장 큰 세대다. 하지만 한미관계가 과거처럼 '맹신적 동맹'이 아닌 '실용적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되길 바라는 시각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미국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A=6·25 전쟁 때 도와준 나라. 미국이 참전하면서 안보는 물론 경제를 포함해 여러 면에서 우리를 살려준 거나 마찬가지다.

B=한국에 민주주의를 보급하고 군사·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힘을 내세워 패권 국가 역할을 하거나 조그만 나라들에 너무 간섭하는 측면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본다.

-한미동맹은 왜 필요한가.

C=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북한에서 전쟁을 일으킬까 두려웠다. 세월이 지나도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있는 것을 보면 한미동맹은 여전히 필요하다.

-한국의 반미정서에 대한 생각은.

D=과거 운동권들이 이념 때문에 반미 시위를 주도했다. 애꿎은 사람들이나 군인들을 위험하게 하며 아까운 시절을 보내 안타깝다.

E=지금은 민주화가 되면서 학생들의 반미 정서가 잦아든 것 같다.

-한미동맹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느꼈던 시기는.

F=박정희 전 대통령 때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도움도 받고, 수출도 했으니 가장 안정적인 동맹 사이였던 것 같다.

E=1960년대는 우리나라가 원조를 받아야 해서 우방국에 머물렀고 (동맹 관계로는) 진보적인 대통령들이 토대를 닦았다고 생각한다.

'60대 이상 일관 친미' 그룹 워드 클라우드 분석. FGI에서 참석자들의 언급 빈도가 높았던 단어를 크기로 비교했다.

-동맹은 상대의 요구를 수용해야 할 때가 있는데. 우리는 미국과 어떠한가.

B=경제 수준이나 국력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가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방위비 분담금 등을) 무조건 '많이 달라'는 요구에 맞출 수는 없다.

D=말로만 동맹이라고 할 게 아니라 직접 파병이나 원조 등 부담도 져야 한다.

-미국과 가까워질수록 중국과 멀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E=중국과의 관계가 모호해진 게 걱정이 되지만, 북한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하면 미국과 더 좋은 관계여야 한다.

C=중국과 러시아는 공산국가라서 믿기 어렵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나. 우리나라는 미국의 튼튼한 보호막이 여전히 필요하다.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안보협의체)에 한국이 참여해야 할까. 중국은 반발하는데.

D=우리나라가 눈치를 봐서 똑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중국 때문에 경제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그들(미국)이 원하면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한국에게 미국이란.

F=고마운 존재다. 한국과 미국이 협조해 북한 문제를 외교적으로 잘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A=우호적인 사이면 좋겠다. 다만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우리 정치인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B=파트너지만 일방적으로 믿어선 안 된다. 언제든 미국이 우리 손을 놓을 수가 있다. 줄 거 주고, 받을 거 받으면서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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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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