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문예지 이끌어 온 임홍빈 문학사상 회장 별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언론인에서 문예지 발행인으로 변신해 문학을 비롯한 한국 문화 전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임홍빈 ㈜문학사상 회장이 2일 별세했다.
고인이 한국 문학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1985년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을 인수하면서부터다.
이 교수가 13년간 주간을 맡아 편집을 총괄하는 동안 문학사상은 현대문학, 창작과비평 등과 더불어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문예지로 성장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월간 '문학사상', 2022년 10월 통권 600호 기록
유력 정당 공천 관여하는 문인들에 '쓴소리'도
언론인에서 문예지 발행인으로 변신해 문학을 비롯한 한국 문화 전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임홍빈 ㈜문학사상 회장이 2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1930년 충남 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6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언론계에 뛰어들어 1962년까지 세계일보, 민국일보, 합동통신 등 여러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했다. 이후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조사연구소장으로 옮겨 1970년대 초까지 정부 관련 일을 한 뒤 언론계에 복귀해 한국일보 논설위원, 경향신문 논설주간 등을 지냈다.
고인은 문학사상을 인수한 뒤 이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김환태평론문학상 등을 만들어 뛰어난 문인을 발굴하고 육성함으로써 그 위상을 더욱 높였다. 특히 이상문학상은 국내 작가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상들 가운데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 했다.
문학의 인기가 시들고 잡지 구독자가 줄면서 수많은 문예지가 명멸하는 와중에도 문학사상은 굳건하게 살아남아 지난해 10월 통권 600호를 발행했다. 1972년 10월 1호를 펴낸 이후 꼭 50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당시 문학사상은 “척박한 땅에서 움튼 한 권의 시대정신은 반세기 동안 꿋꿋이 같은 자리를 지켜냈다”고 자평했다. 600호에는 특별히 문화예술계 인사 116명의 축사와 이근배, 오탁번, 신달자, 강은교, 나태주 시인 등이 쓴 축시도 실렸다.
고인은 민주화 이후 민주화합추진위원회 사회개혁분과위원회 간사(1988)를 맡고 민주평통 자문위원(1998∼2000)을 지내는 등 정치권과도 일정한 관계를 유지했다. 또 원로 언론인으로서 KBS 이사(1998∼2000), 서울언론인클럽 회장(2007) 등을 맡아 언론계에서 계속 활동했다. 다만 현실 정치와는 철저히 거리를 뒀다. 2004년 문단의 거물인 소설가 김주영과 이문열이 특정 정당의 공천심사위원으로 영입되자 두 사람에게 “정치란 줄타기와 같다”며 “잘해야 본전이고, 자칫하면 패가망신으로 전락하기 일쑤”라고 공개적인 충고를 해 커다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언론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9년 배설선생기념사업회가 주는 배설언론상을, 또 문화예술 발전에 애쓴 점을 인정받아 같은 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각각 받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4일 오전 8시, 장지는 충남 금산 선영. (02)2072-2010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