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도 '수도권 대표론' 탑승…"제가 수도권 정치 제일 오래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윤상현 의원이 꺼내들고 안철수 의원이 동조한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에 힘을 실었다.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의 주인공인 김기현 의원, '윤핵관 맏형' 권성동 의원 등에 비해 '윤심'과 비교적 거리가 먼 것으로 평가 받는 당권 주자들이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의 무게감을 강조하며 한목소리를 내는 모양새다.
나 부위원장은 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윤 의원의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제가 수도권에서 정치한 거 생각하면 제일 오래 했다. 윤상현 의원, 안철수 의원보다"라며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이) 주호영 대표가 말한 '수도권 당 대표론'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총선 승리의 최대 승부처가 어디가 될 건가' 이렇게 보면 아무래도 수도권에서 이기는 정당이 1등 정당이 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나 부위원장은 "저희가 지금 서울 49개 지역구 중에서 (의원이 있는 지역구가) 8개다. 너무 수도권에서 의석 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권의 민심을 제일 잘 알고 또 수도권과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윤심'이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는 데 대해 나 부위원장은 "윤심을 존중해야 되는 건 맞다. 어떤 면에서 존중을 해야 되나. 대한민국이 올해가 구조 개혁 원년이다. 아시다시피 대통령께서 노동개혁, 연금개혁, 교육개혁을 하시겠다고 (했다). 이걸 하실 수 있도록 윤심 당연히 존중해야 된다"면서도 "그런데 그건 윤석열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는 그런 윤심이다. 대통령께서 누구 당 대표 시키고 싶다 이런 걸로 가서는 안 된다"고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께서 구조 개혁을 하실 수 있도록 어떻게 뒷받침해야 되나. 굉장히 예민한 문제다. 이해가 갈리는 부분이다. 노동개혁은 특히 강성 노총에서 엄청난 반대를 할 것"이라며 "이걸 뚫고 가려면 든든한 정당이 있어야 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든든한 정당을 만들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 부위원장은 "최근에 유승민 의원님이 조금 심하게 말씀했지만, 이제 그(윤 대통령의) 마음에 들게만 하는 그런 행동에 대해서 뭐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해 유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양상을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재롱잔치"라고 비판한 일을 언급한 뒤 "그런 모습의 전당대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윤핵관'들은 모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시라"고 썼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선거에 나오는 모든 후보님들에게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안 의원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수도권 출마 선언 제안에 크게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반면 '윤핵관 중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차기 당권을 두고 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은 지난 2일 SBS 인터뷰에서 "참 한가한 이야기"라고 두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에 대한 김 의원과 다른 주자 간 신경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안 의원은 이날 TV조선 인터뷰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을 꺼냈나'라는 질문에 "어떤 사람을 염두에 두고 한 건 아니다"라며 "지난 총선의 패배는 한 마디로 전체가 다, 우리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수도권의 실패였다. 수도권 121석 중에서 17석밖에 우리가 못 얻었다. 그러다 보니 소수 여당으로 쪼그라들었다. 다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을 획득하지 못하면 여전히 소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참 한가한 이야기"라고 한 데 대해 안 의원은 "정말 아직도 지금 뭐가 중요한지 '뭣이 중헌디' 그걸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반면 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선거 전략 차원, 득표 전략 차원에서 이뤄지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객관적인 팩트를 놓고 보면 황교안 대표가 3년 전에 수도권 출마를 했다. 종로에 출마했는데 선거 참패했다. 정세균 전 의원도 자기 지역구 전라도를 버리고 종로 출마를 했다. 그런데 그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어느 지역에 출마하느냐에 따라 선거가 달라진다는 건 난센스다. 강재섭 대표가 대구에 출마했을 때 우리 총선 압승했다. 박근혜 대표가 할 때도 역시 압승했다"며 "그러니까 (당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당을 잘 이끌고 가려는 리더십이 있나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다음 총선을 이기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뭐든 다 해야지 뭐 그런 소소한 걸 갖고서, 그게 지금 국민들한테 관심이 있나"라며 "아니 국민의힘 당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하면 (유권자가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찍어준다고 그러던가"라고 반박했다.
이에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치열한 수도권에서 처절하게 살아남은 생존 용사의 수도권 전선 출마 제안을 한가한 소리라고 한 분이 있다. 사지에서 싸우는 전우들을 앞두고서 김장이니 김치냉장고니 하는 소리가 그야말로 한가한 소리 아닌가"라며 "2008년 정몽준 의원은 울산을 떠나 서울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과 정면으로 이기고 서울 압승을 이끌었다. 수도권으로 올 용기가 없으면 적어도 수도권에서 싸우는 전우들 뒤에서 최소한 총은 쏘지 말라"고 썼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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