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공격으로 러군 63명 사망…"엄청난 타격" 이례적 인정(종합2보)

러 내부서 군 질책 여론↑…"휴대전화 사용으로 병력 위치 들켜"
우크라 "러군 400명 사망 ·300명 부상" 주장

모로코 남동부에서 발사된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강민경 이유진 기자 =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군이 60여명이 사망해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며 이례적으로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마키이우카 마을의 임시 숙소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자국 군인 6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6발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방공망이 이 중 2발을 요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다닐 베즈소노프는 이번 공격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고 표현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적이 이번 전쟁에서 우리에게 가장 심각한 패배를 안긴 것은 그들의 냉정함과 재능 때문이 아닌 우리의 실수 탓"이라고 적었다.

이날 러시아 당국이 자국군의 손실을 인정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자국군의 인명 피해 등을 밝히는 것을 꺼려왔기 때문이다.

이번 패전에 러시아 내부에서는 군을 질책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평소 러시아 정부와 긴밀한 관계인 의원들 조차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러시아의 유력 정치인인 세르게이 미로노프 국가두마 의원은 텔레그램에서 마키이우카 패전에 책임이 있는 모든 관리들에 대한 형사 기소를 촉구했다. 그는 "분명 정보도, 방첩도, 방공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러시아 국영 언론은 "새로 배치된 군인들의 휴대전화 사용"으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전쟁 기간동안 러시아 군인들은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자신의 개인적 견해를 드러내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군인 400명이 사망하고 추가로 300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도 성명을 내고 "12월 31일 도네츠크 마키이우카에서 최대 10대의 다양한 적 장비가 파괴되고 손상됐다"고 밝히며 공격 사실을 공식화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SNS 게시물을 통해 "하이마스를 놀리지 마라, 그러다 물린다"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공급한 유도 로켓 시스템인 하이마스를 사용하여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전선 깊숙한 곳을 공격해왔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연구 기관인 CNA의 러시아 연구 책임자인 마이클 코프만은 우크라이나가 하이마스를 기존에는 하이마스로 탄약고와 보급선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 것과 달리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군의 병영 및 기타 병력을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헤르손에 있는 어린이 병원이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아수라장이 된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앞서 러시아는 새해 첫날인 전날부터 우크라이나 내 여러 지역에 공습을 가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당시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며 "샤헤드(이란산 드론 모델)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시 키이우와 동부 지역엔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뒤이어 현지 시간으로 새벽 3시쯤까지 키이우 상공에서 무인기 20기를 격추했다는 우크라이나 군 당국 발표가 나왔다.

쿨레바 주지사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은 핵심 인프라 시설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방공망이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에 따르면 상공에서 파괴된 드론 파편이 도로에 떨어지면서 19세 남성 한 명이 부상하고 건물 한 채가 파손됐다. 피해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클리츠코 시장은 전했다.

아울러 동부 지역에서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와 자포리자 지역에서 이란제 드론 9기를 격추했다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군 사령부는 밝혔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