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인데 스위스 기온 20도···"일부 스키장 운영 중단"

새해 첫 날 유럽서 이상고온 속출
바르샤바도 18.9도···역대 최고
남서쪽서 따뜻한 공기 유입된 영향
지구온난화 우려↑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겨울철 이상 고온으로 눈이 부족하자 운영이 중단된 스위스의 한 스키장 모습.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올 겨울 유럽에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일부 스키 리조트가 아예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2일(현지 시간) 브뤼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스위스 서북부 쥐라 자치주(칸톤)의 들레몽 기온은 한때 20.2도로 관측되며 1월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세웠다. 직전 기록은 1993년 1월 12일 루체른에서 관측된 19.4도였다. 스위스 연방 기상청은 알프스 북쪽 지역 기온이 20도를 넘은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스위스에서는 최근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부 스키 리조트는 아예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같은 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도 기온이 18.9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여름철 기온과 맞먹는 수준으로, 겨울철을 통틀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현지 기상 당국은 설명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지에서도 새해 첫 날 기온이 15도를 웃돌며 각각 역대 1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고,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평년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럽으로 계속 유입된 영향이라고 보고 있으며 최소 이달 중순께까지는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 입장에서는 당장 난방 요금 걱정을 다소 덜었다는 평가다.

실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럽 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시장에서 2월 인도분 가스 가격은 77유로 선으로 전쟁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겨울철 이상고온이 지구 온난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북유럽 발트3국 가운데 하나인 라트비아 기상당국은 전날 기온이 11.7도로 16년 만에 역대 1월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따뜻한 날씨 영향으로 라트비아 여러 강의 수위가 빠르게 상승했고, 홍수도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