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무서워서…‘월세시대 ’개막, 수도권 임대차 계약 절반 차지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 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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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입구에 아파트 월세 매물표가 붙어 있다. [박형기 기자]
금리 상승 여파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면서 지난해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4분기 월세거래 수가 전세거래를 앞질렀다.

3일 집토스가 지난해 1~11월 서울과 경기 지역의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의 월세거래 비율은 48.9%로 전년(43.2%) 대비 5.6% 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38.4%)과 비교하면 10% 포인트 넘게 급증한 수치다.

월세거래 비율은 작년 한 해 동안 지속 증가해 4분기 기준 50.4%를 기록했다. 전월세 실거래가는 확정일자를 받은 거래 건에 한해 공개된다.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보다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월세 거래의 비율은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의 월세화로 인해 거래당 평균 월세 금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의 거래당 평균 임차보증금은 1억9592만원으로, 2019년 이후 최초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년 대비 하락율은 3.5%다.

반면, 거래당 평균 월세는 29만5600원으로 전년 대비 23% 급증했다. 통상 보증금이 줄어들면 월세는 증가하는 만큼, 세입자들의 주거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 경기 주택 전월세 평균 금액 [자료 = 집토스]
업계 관계자들은 수도권에서 월세 거래 비율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대출금리 상승’과 ‘깡통전세’를 꼽는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과 채권 시장의 돈맥경화로 대출 금리가 치솟자 대출액을 축소하고 월세로 갈아타고자 하는 문의가 전년대비 20% 이상 늘었다”면서 “전세의 월세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무리한 대출을 줄이고, 전세가율이 낮고 안전한 주택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깡통전세에 대한 위험 회피를 위해 반전세나 월세 매물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집토스가 깡통 전세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경기도의 집합건물(아파트,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작년 4분기 기준 평균 임차보증금이 동년 2분기 대비 10% 감소한 반면, 평균 월세는 10% 증가했다.

진 팀장은 “깡통전세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6개월만에 전세의 월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것을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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