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흙수저 출신 갑부인데…” 검사도 털어먹는 사기꾼의 6가지 특성 [세이노의 가르침]
‘내말만 들으면 부자된다’ ‘우리 집 보여줄까?’
이런 사람부터 멀리 하라
[세이노의 가르침] 연재를 시작합니다. 무일푼에서 시작해 부채 없이 1000억대 자산가가 된 55년생 세이노(필명)씨의 생생한 부자 지침서입니다. 세이노는 ‘Say No’라는 뜻입니다. 현재까지 믿어온 것들에 대해 ‘노’라고 말하라, 즉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그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인터넷 커뮤니티 이름이기도 합니다.
올해 67세인 세이노씨는 부모를 일찍 여의고,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도 4년 만에 졸업했습니다. 돈을 벌면서 공부해야 했고, 고교 졸업 후엔 공군사병으로 복무했습니다. 용산 주한 미(美) 8군 메릴랜드대 분교에서 공부하면서 보따리 장사부터 시작했습니다. 의류업, 유통업, 무역업, 영어학원, 번역업, 음향기기... 3년마다 업종을 바꿔가며 부를 일구었습니다.
본인 경험을 토대로 IMF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동아일보에 [세이노의 부자아빠만들기]란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부자아빠가 깨우친 자본주의 생존법에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의 인생 지혜를 담은 칼럼들은 팬들이 자발적으로 PDF 파일(574쪽)로 만들어 아직까지 공유하며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는 3월 그의 요즘 생각들이 담긴 책이 정식 출간될 예정입니다. 책에 실릴 내용을 선공개합니다./편집자주
1️⃣검사장 출신도 당하는 ‘사기의 기술’ 6가지
사기를 당했다며 이메일로 상담을 청하는 독자들이 상당히 많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사기꾼 날파리들의 대부분은 겉보기에 부자로 보이는 사람들, 돈을 아주 잘(good이 아니라 a lot이다) 쓰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 각종 금융회사 사람들, 회사의 경리회계재무 담당자들, 이렇게 투자하면 돈을 번다고 외치는 투자 관련 강사 내지는 당신을 부자 만들어 주겠노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면허가 필요한 전문직 종사자들, 교수를 포함한 교육계 출신들, 군인 출신이 그런 사람들 꼬임에 잘 넘어간다. 금융회사 출신도 의외로 사기를 많이 당하는데,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사기에 특히 약하다.
내가 아는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개업 후 몇 년 안 되는 기간에 50억원 넘게 돈을 벌었다가 사기꾼에게 한 번에 다 날렸다. 고향에 있는 산을 보러 다닌다기에 넌지시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죽으려고 묫자리 보러 다닌다.” 검사장 출신도 치밀한 사기꾼에게 넘어가면 회수가 불가능하다. 쉽고 빠르게 돈을 튀길 수 있는 비법은 없다.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면서 강의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당신 돈으로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들을 예전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주변의 남수꾼(사기꾼을 일컫는 속어)의 인터넷 버전으로 본다. 어느 시대이건, 귀가 얇아 쉽게 속아 넘어가는 자들은 있게 마련이다.
이런 연놈들이 SNS 붐을 타고 참 많이 생겼고, 내가 썼던 글들을 기반으로 하여 고액 유료 강의까지 하며 돈을 챙기는 놈들도 있다(그런 강의를 듣고 난 후 나중에 내 글을 읽게 되었는데, 속은 게 너무 분하다면서 내게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엉터리 사기꾼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6가지 공통점이 있다.
①흙수저로 태어났으나 투자를 잘해서 떼돈을 벌었다고 홍보한다.
②사는 집이나 고급차 등을 보여 주며 자랑한다.(내가 지난 20년간 독자들에게 보여 준 것이라고는 모형 자전거 사진 뿐이었다. 나는 내가 소유한 것들을 남에게 보여 줄 필요성을 여전히 조금도 느끼지 못한다.)
③카페, 블로그, 인스타, 페이스북, 유튜브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④강의하면서(강의팔이들도 포함된다) 모임을 만들어 회비를 걷거나 투자를 꼬드긴다.
⑤자기 말만 잘 들으면 당신도 부자가 된다고 주장한다.
⑥외모와 목소리가 좋은 경우가 많고, 말을 잘한다.
2️⃣강의팔이 중에 사기꾼이 많다
지난 2017년 4월 ‘부자학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유명 재테크 강사가 100억원 가까이 되는 회사 돈을 챙겨 잠적한 혐의로 피소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뉴스가 여러 매체에 나왔다.
그 강사는 ‘선한 부자 조슈아’로 알려져 있던 조상훈이었다. 2000년대 초 청년 시절 부동산 경매로만 10억여 원을 번 성공 신화로 화제가 되면서 부자학 전문 재테크 강사로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가 횡령한 금액이 150억원이라고 보도됐고, 회사 대표직에서 물러난 그는 아내와 함께 이미 해외로 도피한 상태였다.
이 사건이 보도되기 6년 전인 2011년 6월 6일, 나는 세이노 카페에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다.
‘선한 부자’ 카페 운영자 조슈아는 2011년 1월부터 ‘선한 부자 1000인 프로젝트’라는 것을 진행하면서 은밀히 투자자를 모아 왔다. 그러나 조슈아가 투자자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였고, ‘굿윌자산관리’라는 주식회사 법인에 투자하라고 주주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었으며, ‘굿윌홀딩스’라는 주식회사 법인을 만든 것은 2010년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투자자들에게 액면가 5000원 주식을 2만원에 투자하라고 하였고(불법은 절대 아니다) 그 자금을 개인 명의 통장으로 받기도 했다(단 2만원 전액이 법인통장으로 입금되어 자본잉여금으로 계상되지 않았다면 횡령 및 배임에 해당된다). 또한 전환사채라는 것도 발행했는데 형식만 전환사채이고 실제로는 채권·채무 관계이며 이 금액 역시 전액 법인통장으로 들어갔을 것으로 믿는다. 총 투자액이 정확히 얼마나 모였는지는 조슈아가 알고 있을 것이나, 수십억원보다 훨씬 더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슈아가 투자하였던 경매 물건들에 대한 나의 분석 내용은 매우 부정적이었고, 그 양이 많아 여기서는 생략한다. 경매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나의 분석내용을 다음포털의 세이노 카페에서 읽을 수 있다.
조슈아가 경매 전문가로 행세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으는 행위 자체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의 돈으로 자기 자신이 부자가 되려는 속셈’이 숨어 있음을 보았다.
2003년 조슈아가 유명세를 타기 전, 내게 메일을 보냈을 때 나는 카페 회원들을 상대로 돈 벌 생각을 하지 말라고 답변한 바 있다. 그 수준이 어떻든 간에 경매 강의 혹은 책자 집필만 하여 왔다면 내가 굳이 내면을 까발리는 글을 쓸 필요는 없었는데 자칭 ‘선한 부자’가 하는 짓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흙수저 출신이지만 지금은 상가와 토지 투자에서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는 김종률(옥탑방 보보스)에게 내가 오래 전 강하게 말했던 조언 역시, 수강생들은 물론 카페 회원들을 공동 투자에 절대 끌어들이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가 지금도 나의 말을 지키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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