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너도나도 맹구처럼 ‘저요 저’…” 국힘 당권주자들 저격

[국민의힘 권력투쟁]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7월21일 국민의힘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홍준표 대구시장이 3일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을 향해 “당대표 하겠다고 너도나도 맹구처럼 ‘저요 저, 저요 저’ 하고 외치고 있지만, 정작 듬직한 당대표 감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친박(친박근혜)이라는 두터운 산성에 싸였던 박근혜도 맥없이 무너졌는데 한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이외에는 아무런 친위세력이 없는 윤석열 정권이야 더 말해서 무엇하겠나”며 “이 사람들이 박근혜 탄핵 때 어떤 처신을 했는지 되돌아보면 윤 정권이 어려움에 처할 때 어떻게 또 처신할 것인지 답이 나온다”고 했다.

홍 시장은 “한국정치 사상 적과 내통하여 자기 편 등 뒤에 칼을 꼽는 기막힌 배신은 박근혜 탄핵 때가 처음”이라며 “같은 당에 있으면서 탄핵에 찬성하고 넘어가서 분탕질 치다가 돌아온 사람, 넘어가려다가 원내대표 안 준다고 남았다가 잔박(당에 남은 친박계)과 야합하여 당 지도부에 입성했던 수양버들 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득세하다가 오도 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남아 정치 생명을 이어가는 사람, 사욕으로 배신자들과 야합하여 막천으로 총선을 망쳤던 사람, 제발 이런 사람들은 자중해라”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분탕질 치다 돌아온 사람’은 박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했다가 복당한 유승민 전 의원을, ‘수양버들 같은 사람’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친박 행세로 득세하던 사람’은 윤상현 의원을, ‘막천으로 총선을 망쳤던 사람’은 2020년 총선 당시 당 대표였던 황교안 전 총리를 지칭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홍 시장은 “더이상 당을 어지럽히고 위선의 탈을 쓴 사람들은 분탕질 치지 말고 그만 물러가라”며 “하방해서 중앙을 보니 올해도 한심하다”고 적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