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신년사, ‘위기’ ‘어려움’ 언급 늘었다

올해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위기’와 ‘어려움’이라는 키워드를 언급한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경제 위기가 가시화되는 상황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의 2023년 신년사에 언급된 키워드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고객(35회)이었다. 이어 성장(34회), 미래(34회), 위기(29회), 기술(28회) 등이 사용 빈도 2∼5위를 차지했다. 환경(25회), 가치(24회), 새로움(24회), 변화(23회), 글로벌(세계·21회) 등도 10위권에 포함됐다.

CEO스코어가 최근 3년간 신년사 키워드 변화 추이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고객은 3년 연속 언급 횟수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용 빈도는 2021년 56회, 지난해 40회, 올해 35회로 줄어들었다. 대신 성장이란 키워드는 2021년 2위(35회)에서 지난해 7위(28회)로 밀려났다가, 올해 다시 2위로 복귀했다.

올해 4위에 오른 위기는 2021년과 지난해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던 키워드였다. 그러다 올해 4위로 올라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고조 등 악재 속에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위기가 고조되면서 그룹들의 경각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CEO스코어는 분석했다. 비슷한 의미의 키워드 어려움 역시 사용 빈도 15위(17회)에 올랐다. 올해 10대 그룹 신년사에는 위기·어려움 등 현 경제 상황을 반영한 단어가 총 46회 사용됐다.

10대 그룹 가운데 신년사에 위기란 키워드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신세계로, 총 13회 언급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에 봉착한 유통업계의 위기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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