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동 핵 연습 논의' 관련 바이든이 "NO" 말한 사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공동 핵 연습 논의'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당연한 답변이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1월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기자단으로부터 받은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해당 답변 이외 구체적인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고, 백악관 측도 그의 발언에 대한 추가 설명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핵 연습을 염두에 두고 답변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주요 외신은 백악관 기자단의 질문이 한국시간 2일 공개된 윤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양국 핵전력 운용 관련 엇갈린 입장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은 2일 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고자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 기획-공동 연습'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정보 공유와 계획, 훈련을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합동계획과 훈련이 미국의 '확장 억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한·미가 미국 핵을 두고 '실제' 공동 연습을 하고 있느냐는 뜻으로 오해해 이처럼 대답한 것으로 추측했다.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한·미 핵전력 운용 공동기획과 공동연습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된 내용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을 양국이 합의된 사항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핵 공동 연습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 "아니다"라고 답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관련 발언에 대한 엇갈린 해석이 낳은 해프닝으로 보기도 한다. 토마스 컨트리맨 전 미국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 대행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전화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인터뷰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과 새로운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표현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한·미 간 협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강조해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핵전쟁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No'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마지막 날과 올해 첫날, 이틀 연속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지난해 핵·미사일 활동은 총 39회로 38년 중 연간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에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혀, 북한의 무력도발 강도가 한층 강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