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기 어렵다? 사탕 먼저 먹고, 파란색 수저로 밥 먹으면 생기는 일

정심교 기자 2023. 1. 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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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건강 설계 전략] ①실패 없는 다이어트

[편집자주] [편집자주] 2023년 1월 1일, 새해 소망 1순위로 '건강'을 기원했다면 오늘(3일)이 고비일 수 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 마음 먹은지 딱 3일째 되는 오늘 그 결심이 흔들리기 쉬워서다. 포부에 비해 실천법이 두루뭉술하거나, 실천법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너무 어려우면 실제로 작심삼일에 그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건강 소망인 ▶다이어트 ▶금연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 '3대 만성질환'의 극복을 위해 각 분야 전문의의 조언을 참고로 새해 건강 설계 전략을 5회 연속 제시한다. 그 첫 번째로 '실패 없는 다이어트 비법 7가지'를 알아본다.


1 먹는 순서 바꾸기
다이어트의 적(敵)은 과식이다. 과식 습관을 버리기 힘들다면 평소 먹는 메뉴 가운데 먹는 순서만 바꿔도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열량이 낮으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메뉴부터 먹어 배를 어느 정도 불리면 고칼로리의 메인 메뉴는 예상보다 적게 먹을 수 있어서다. 샐러드, 나박김치, 삼색 나물(시금치·도라지·고사리), 미역국 등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저열량 식품이다. 갈비구이·떡처럼 기름지거나 탄수화물이 많은 고열량 식품은 가능하면 나중에 먹는다.

뇌를 속여 식욕을 일시적으로 떨어뜨리는 '선(先) 디저트 후(後) 식사법'도 있다. 흔히 식사를 다 마친 후 디저트로 알사탕·카라멜마끼야또 같은 '단순 당'(흡수가 빠른 당분) 식품을 찾지만, 이들 식품을 식사 전에 먹으면 식사량을 줄이는 데 도움될 수 있다. 단순 당은 뇌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흡수된다. 이 원리에 착안해 식사 직전에 단순 당을 먹으면 뇌에서 일시적으로 포만감을 느껴 식욕을 떨어뜨리고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단, 이 방법은 혈당이 정상인 경우에 한하며, 혈당을 조절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식전 섭취하는 단순 당은 사탕 한 알, 음료 100mL 정도가 적당하다.

2 식사 시간 늘리기
살이 찌지 않기 위한 식사법은 한 끼에 30분 이상 천천히 씹는 방식이다. 식사를 20분 안에 후다닥 끝내면 과식하기 쉽다.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식후 약 20분이 지나고부터 분비되는데, 음식을 빠르게 먹으면 위가 늘어나는 것을 뇌가 알기도 전에 이미 너무 많이 먹을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팀 연구(2012)에 따르면 5분 내 식사를 마치는 남성은 15분 이상 먹는 사람보다 섭취 칼로리가 평균 110㎉ 더 많았다. 음식을 한입에 30회 이상 씹으면 식사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식사량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씹는 행위 자체가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 오래 씹을수록 침이 더 많이 분비돼 소화력을 높일 수 있다.

조개가 든 국물 음식의 경우 조갯살을 발라낸 뒤 그릇에 담는 것보다 조개껍데기째 국그릇에 넣으면 살을 발라내느라 식사 시간을 자연스레 늘리는 꿀팁이다. 작은 숟가락을 사용하면 식사 시간을 자연스레 늘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수원여대·안산대·동덕여대 공동 연구팀이 대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 이들이 일반 숟가락으로 먹을 때는 13.6분 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작은 숟가락으로 먹을 땐 15.7분으로 식사 시간이 길어졌다.

3 100㎉ 덜어내기
한국인(19~64세)의 하루 영양 권장 섭취량은 남성 2200~2600㎉, 여성 1800~2100㎉다. 하지만 사무실에 오래 앉아 있거나 신체활동량이 비교적 적은 사람이라면 남성은 2000㎉, 여성은 1700㎉까지만 먹어야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루 식사량에서 100㎉씩 덜 먹으면 1년 뒤 몸무게를 4㎏ 줄일 수 있다. 커피믹스 2봉, 밥 두세 숟갈, 식빵 1개, 콜라 1캔이 약 100㎉이다.
4 작은 식기류, 파란 접시 사용하기
착시 효과를 활용해 뇌를 속여 포만감을 느끼면 식사량을 제한할 수 있다. 그 예로 그릇·숟가락 같은 식기류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대한영양사협회 학회지(2022)에 따르면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장은재 교수팀은 그릇 밑부분을 높여 특수 제작한 '착시 밥그릇'을 활용해 20대 여성 36명에게 3주에 걸쳐 일반 밥그릇에 400g(676.8㎉)을, '착시 밥그릇'에 300g(507.6㎉)을, 일반 밥그릇에 300g(507.6㎉)을 1주일 단위로 제공했다.

착시 밥그릇은 밥을 300g만 담아도 일반 밥그릇에 400g을 담았을 때와 같아보이게 했다. 참가자 그룹의 포만감 측정 결과, 똑같이 300g을 먹어도 일반 밥그릇으로 먹을 때보다 착시 밥그릇으로 먹을 때 배가 더 많이 부르다고 느꼈다. 식욕을 떨어뜨리는 색깔도 활용해보자. 빨간색·주황색·노란색 등 빛 파장이 길고 따뜻한 색은 긴장과 흥분도를 높여 식욕을 돋우는 반면, 파란색·보라색 등 파장이 짧고 차가운 색은 긴장과 적대감을 낮춰 마음을 가라앉히며 식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파란색·보라색의 식탁보·수저·접시 등을 선택하는 것도 다이어트를 돕는 방법이다.

5 매 끼 단백질 먹기
기초대사량은 체온 유지, 심장 박동, 호흡 운동, 근육 긴장 시 소모되는 에너지다. 쉽게 말하면 '숨만 쉬어도 저절로 소모되는 칼로리'다. 기초대사량이 낮을수록 알아서 연소되는 칼로리량이 적어 살이 잘 찌는 체질이 된다. 기초대사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다. 근육의 재료인 단백질을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다. 단백질은 20여 가지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는데, 아미노산 중에서도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따로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이 '필수아미노산'이다. 필수아미노산은 총 9종으로, 식물성 단백질(콩류·두부·시금치 등)엔 아미노산 몇 가지가 빠져 있기 쉬운 반면 동물성 단백질(육류·달걀 등)엔 필수아미노산 9종이 모두 들어 있다. 따라서 근육을 효과적으로 만들거나 유지하려면 식물성 단백질보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더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근육 생성을 위해 고기를 한 끼에 몰아 먹는 '고기 과식'은 피해야 한다. 몸에서 다 쓰고 남은 과잉 단백질은 체단백 합성에 쓰이지 못할 뿐 아니라 포도당·체지방으로 전환돼서다. 단백질 합성을 위해 고기를 섭취하겠다면 고기를 매끼 조금씩 나눠 먹는다. 성인의 경우 매끼 평균 20~25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이상적이다. 고기 무게의 약 20%가 단백질이므로 고기 40g당 단백질이 8g 들어있다고 계산하면 된다. 고기엔 혈관 내 LDL콜레스테롤을 쌓이게 하는 포화지방도 많으므로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을 고기로 전량 채우려 하기 보단 콩류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는 전략이 건강에 더 유리하다.

6 수면 시간은 7~9시간 유지하기
성인과 청소년에 하루에 권장되는 수면 시간은 7~9시간이다. 이보다 적게 자면 잠이 부족해 생기는 '잠 빚' 즉, 수면 부채가 쌓인다. 예컨대 평소 8시간 자던 사람이 최근 1주일 동안 5시간씩만 잤다면 15시간의 수면 부채를 떠안은 셈이다. 이 같은 수면 부채는 비만을 유발한다. 실제로 하루에 7~8시간을 자는 청소년의 비만율은 8.8%인 반면 4시간 이하인 청소년의 비만율은 13.4%나 된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수면량이 부족하면 잠을 잘 때 나오는 식욕억제호르몬(렙틴)이 줄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그렐린)이 많이 나와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부채가 쌓여 수면의 질이 계속 떨어지면 살이 찌기 쉬워진다. 수면은 7~9시간 취하되, 수면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수면 시간이 불규칙하더라도 기상 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7 하루 30분씩 5일 이상 운동하기
다이어트로 인한 체력 손실을 막고 추후 요요 현상을 막으려면 반드시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주 150분 이상 실천할 것을 권고한다. 유산소 운동은 산소를 이용해 탄수화물·지방을 태우며 에너지를 만든다.

일상에서 걷는 정도인 '보통 걷기'는 시간당 240㎉를, 약간 숨찰 정도의 '빠른 걷기'는 300㎉ 이상 소모한다. 한 시간만 걸어도 밥 1공기 정도의 칼로리(300㎉)를 태울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은 비만뿐 아니라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도 예방한다. 산소를 이용하지 않는(무산소) 근력 강화 운동은 주 2회 이상 하되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근력 운동을 주 3회 이상 실천하는 게 권장된다.

도움말=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형미 전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부장.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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