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출범 후 10명 중 7명이 경질 또는 사임…흥국생명 사령탑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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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또 시즌 중 감독을 경질했다.
프로배구 원년인 V리그 출범 2005년 이후 10명의 감독 중 7명이 시즌 중 사임하거나 경질되는 사령탑 잔혹사가 반복됐다.
올 시즌 돌아온 김연경을 앞세워 남녀부 14개 팀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자랑했던 흥국생명은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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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감독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또 시즌 중 감독을 경질했다. 프로배구 원년인 V리그 출범 2005년 이후 10명의 감독 중 7명이 시즌 중 사임하거나 경질되는 사령탑 잔혹사가 반복됐다.
흥국생명은 2일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의 동시 사퇴를 발표했다.
흥국생명 임형준 구단주는 자료를 통해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 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한다"고 밝혔다.
시기나 이유가 외부에서 봤을 때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여러 잡음이 나오고 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권순찬 감독은 시즌 절반을 지난 3라운드까지 14승4패(승점 42·2위)라는 성적으로 선두 현대건설(승점 45·16승2패)을 뒤쫓고 있었다.
1위 현대건설의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부상으로 이탈, 흥국생명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4라운드에서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의욕을 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하필 이때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황당한 이유로 감독이 경질됐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구단주 또는 태광그룹 고위층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흥국생명의 감독 자리는 지도자들에게는 '독이 든 성배'로 불렸다. 시즌 중 성적 부진이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경질되거나 사임하는 사례가 이미 많았기 때문이다.
고(故) 황현주 감독이 시즌 중이던 2006년 2월 경질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흥국생명은 1위를 달리고 있었으나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후 김철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2006-07시즌 직전 경질됐고 황현주 감독이 다시 사령탑에 올랐으나 2008-09시즌 중 경질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후에도 이승현(2008-09시즌 중 사임), 어창선(2009-10시즌 중 사임), 차해원(2012-13시즌 중 계약 해지) 감독 등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2014년 지휘봉을 잡아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박미희 감독만이 유일하게 2022년까지 8년간 팀을 이끌며 '장수'에 성공했다. 박 감독 외에 일본인 지도자인 반다이라 마모루(2010-11시즌), 류화석(2013~14시즌) 전 감독이 각각 1년 여 임기를 채웠을 뿐이다.
올 시즌 돌아온 김연경을 앞세워 남녀부 14개 팀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자랑했던 흥국생명은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수장을 잃은 흥국생명은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
흥국생명은 5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4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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