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괴물신인' 연연 NO"…'젠틀맨' 최성은의 진심

김선우 기자 2023. 1. 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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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성은과 '젠틀맨' 속 화진은 꽤나 많은 구석이 닮았다.

최성은은 지난 12월 28일 개봉한 영화 '젠틀맨(김경원 감독)'에서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독종 검사 김화진으로 열연을 펼쳤다.

베테랑 선배 주지훈, 박성웅과의 호흡이었지만 밀림 없이 본인의 존재감을 떨쳤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눈빛이 대단했다. 최성은은 "남자 형제가 있어서 남자 선배들과 작업이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편하다"며 "화진이는 안 해 본 역할이라 더 끌렸다. 화진이와도 본인이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지점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영화 '십개월의 미래(남궁선 감독)'로 연기력을 인정 받은 최성은이다. JTBC '괴물',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에도 출연하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그런 최성은에게 박성웅은 '괴물신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성은은 "감사하지만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난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이라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영화 완성본은 어떻게 봤는지.
"두 번 봤다. 처음에 볼 땐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보다는 내 연기를 더 많이 보게 되더라. 그러다 두 번째 볼 땐 영화의 전반적인 걸 봤다. 후반 작업까지 가미된 걸 보니 감독님이 어떤 그림을 원하셨구나 알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와 달랐던 지점도 있었다. 때문에 새로운 것도 있었다."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지.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를 촬영 하던 중에 시나리오가 왔다. 감독님과 미팅 후게 출연하게 됐다."

-김화진 캐릭터에는 어떤 매력을 느꼈나.
"두명의 남성 사이에서 한 여성 캐릭터가 주장하고, 밀고 나는 게 멋있다고 느껴졌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역할이기도 했다."
-함께 한 선배 주지훈, 박성웅이 극찬했다.
"사실 칭찬을 해주시는 것이 감사하지만, 난 내 연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다. 객관적으로 많이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 워낙 선배님들이 잘해주셔서 감사하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시는 자체가 감사하다."

-선배들과 호흡에서 놀란 부분은.
"(주)지훈 선배님의 연기는 '여기서 이렇게 하시네'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하다 보면 납득이 가더라. 경험이 많고 오래 연기 하시고 하다보니 항상 여유 있으셨던 거 같다. (박)성웅 선배님은 같이 붙는 신이 거의 없었는데 작품 속 악역 이미지와 달리 동네 삼촌처럼 다가와 주셔서 따뜻함이 크게 느껴졌다. 덕분에 하고 싶은대로 편하게 한 거 같다."

-박성웅과 대립한 테니스장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자주 뵙진 못했지만 한두번 볼 때마다 선배님은 따뜻했다. 선배님에 비해 작고 어리고 경험도 없는 내가 그분과 붙을 때 어떻게 할지 고민 했다. 성웅 선배님 뿐 아니라 지훈 선배님과 촬영할 때도 같은 생각이었다. 테니스장 신은 가장 부담되는 신이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찍었다."

-검사 역할을 위해 준비한 부분은.
"검사라는 직업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다. 직접 조사할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안나라수마나라'랑 겹쳐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대신 영상을 많이 봤다. 특히 한 검사님의 영상을 많이 봤다. 그제서야 화진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 화진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이해됐다."

-영화 내내 수트를 입고 나온다.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 있다면.
"스타일링 부분은 좀 아쉽다. 내가 다 의견을 내진 않았던 거 같다. 생각보다 스타일링에 대한 크게 의미를 두진 못했다. 조금 더 신경써서 화진이라는 인물이 더 크게 보일 수 있게 하는 의상을 입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다."

-남자 많은 환경에서 자라 남자 선배들과의 촬영에 어려움이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 오빠랑 남동생이 있다 보니까 항상 그 사이에서 커 왔다. 엄마는 일을 하시고 바쁘시고, 어릴 땐 항상 아빠와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크고 나서도 남성이 많은 환경이 크게 어렵지 않다. 지고 싶지 않은 생각도 있다. 어느 수준까지는 남자가 훨씬 편하다. 그런 점이 화진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지점이 비슷했다. 다만 다른 건 난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귀를 많이 기울이는 편인 거 같다. 화진이는 그런 부분에선 자유롭지 않나 싶었다. 동력 자체가 다른 듯 하다. 나는 사람의 인정, 외부 인정에서 찾는 듯 싶다."

-'괴물 신인' 수식어에 대한 생각은.
"감사한데 크게 의미 있나 싶다. '괴물 신인'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나올거고 많은 분들이 계실거다. 그 호칭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은 있지만 크게 연연한다거나 생각은 안하는 거 같다."

-목표가 있다면.
"어디 올라가고 싶다 이런 건 없다. 다만 그냥 연기하고 싶지는 않은데 아직까지는 그런 지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매 작품 새로운 걸 느끼게 된다. 내가 행복한, 충족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그 중 가장 만족감을 준 작품은.
"직접 단편영화를 한 편 연출했다. 후반 작업 중인데 그 작업을 하면서 많은 걸 깨달았다. 이후에 '십개월의 미래' 남궁선 감독님의 새 독립영화를 함께 찍게 됐는데 결과물이 어떨지 모르지만, 전에 했던 촬영보다 자유로움이 있었다. 단편영화는 연출이 하고 싶어서 찍었다기 보다는 어느날 문득 잘 못 살고 있는 거 같은데 강한 생각이 들어서 나를 돌아봐야 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내 삶에 있어서 다른 필요성이 느껴졌던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볼 필요가 있고, 항상 앞을 보며 살았던 사람이라, 가만히 서서 나에 대한 생각을 해보자 생각이 들어서 했다. 그 수단이 연출이었던 거 같다. 연기 하면서 연출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연출 자체에 흥미를 느낀 건 아니었다. 늘 연기에 대한 궁금함이 있고 연출해 보고 싶었는데 지난해 시기가 맞물리면서 잘 할 수 있었다."

-지난 해를 돌이켜 보면 어땠는지.
"미리 찍어둔 작품들이 공개된 거라 직접 연기를 한 건 아니지만 많은 걸 해보고 얻은 한해였다."

-작품이 나오면 반응을 찾아보나.
"모든 작품 나왔을 때 평이나 이런 걸 다 찾아보는 스타일이다. 그게 좋다고 생각은 안하는데 영향을 받는다. '안나라수마나라' 때 특히 그랬다. 그렇게 큰 롤로 참여한 게 처음이었고, 좀 더 책임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거기서 오는 책임감의 부분이었다."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
"'젠틀맨'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한 작품 한 작품 끝나면 끝날수록 고민 거리들이 하나씩 생기는 느낌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하고 있는 것들을 조금 더 잘 다뤄내서 연기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같은 고민을 반복하기 보다는 더 나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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