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키워드는 '도전'…제약업계 한목소리
경영 화두는 '도전'…"글로벌 확장 지속"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맞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올해 제약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도전과 혁신을 경영 화두로 꼽았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선대 회장 넘는 새 50년 만들자"
한미약품그룹은 2022년 성과와 2023년 새로운 비전 등을 포함한 시무식 영상을 시청하며 새해를 맞았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지난 반세기가 임성기 선대 회장의 역사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반세기는 한미약품그룹 임직원이 만들어가는 새 역사로 기록돼야 한다"면서 "선대 회장을 뛰어넘는 일이 그가 우리에게 간절히 바라는 일이며 우리 모두 반드시 이뤄내야만 하는 숙제"라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50년 역사의 주인공이 된 여러분의 당차고 담대한 도전과 혁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자체 개발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치료 바이오 신약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의 품목허가를 받는 쾌거를 이뤘다. 또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의 효능이 세계 최고 학술지 란셋에 올라가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의약품이 20건으로 확대되는 등 연구개발 분야의 성과를 이뤘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회사는 연구개발(R&D) 투자로 혁신 신약 개발에 힘쓰는 한편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과 손잡고 롤베돈의 해외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제2·3의 렉라자 조기 개발해야"
유한양행은 2023년 시무식에서 기업 비전 '그레이트 앤 글로벌(Great & Global)'을 공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올해 경영지표를 '통합(Integrity), 발전(Progress), 효율(Effiiciency)'로 정했다. 회사의 핵심 덕목인 정직, 신의, 성실을 기반으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기 위해 발전하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효율적으로 업무에 임한다는 의미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제2, 제3의 렉라자를 조기에 개발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망 파이프라인 도입과 기반 기술 확장 등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올해 역시 작년의 기조를 이어 여전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임직원 모두가 회사의 핵심 가치인 발전과 통합을 기반으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자체 개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국내 적응증 확대 및 FDA 허가 신청에 도전한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2월 렉라자의 1차 치료제 가능성을 평가한 다국가 임상3상 주요(톱라인)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현재 렉라자는 국내에서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아 시판되고 있다. 임상3상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우월한 효능을 확인, 이를 토대로 국내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에 나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렉라자의 해외 개발권을 가진 미국 얀센과 올해 중으로 FDA 신약허가(NDA) 신청을 협의 중이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청년(靑年)의 심장으로"
GC녹십자 역시 신년사를 공지하고 본격적으로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녹십자의 경우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시무식 행사는 생략했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는 "창립 후 56년의 시간 속에서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다져온 시간이 겹겹이 쌓여 성장을 위한 양질의 연료가 됐고 목표를 향해 도약할 수 있는 견고한 디딤돌이 됐다"면서 "이제 다시 청년의 심장으로 목표를 향해 다시 한번 뛰어오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만들기 힘든 약, 그러나 꼭 필요한 약을 만들기 위해 지속해온 끈질긴 도전의 시간처럼, 불가능해 보일수록 더 악착같이 달려들고 어려울수록 포기를 모르는 도전의 DNA를 다시 흔들어 깨울 때"라고 강조했다.
녹십자는 올해 면역글로불린 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IVIG-SN 10%)의 미국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등의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글로불린 성분의 치료제다. 면역글로불린은 사람의 혈액 성분 중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지난해 2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 올해 공장 실사를 앞뒀다. 혈액제제는 북미 시장에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만큼 품목허가 이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빅파마 도약에 박차"
대웅제약은 온라인 신년 시무식을 개최하고 전 임직원이 함께 그룹의 비전과 경영 방침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승호∙이창재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가치 향상 △도전과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 육성 △혁신 신약 플랫폼 강화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대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육성을 2023년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전승호 대표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대하려면 글로벌 신약 개발 성과가 지속해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특발성 폐섬유증,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신약 등 치료적 미충족 니즈가 큰 분야에서의 계열 내 최고∙계열 내 최초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제제 성과를 고도화하는 등 빅파마(글로벌 제약사)로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창재 대표는 "고객 가치 향상은 변함없는 대웅제약의 책임이지 의무"라며 "혁신 기술과 제품 개발, 그리고 다양한 플랫폼 접목을 통해 질병의 예방과 치료, 사후 관리에 이르는 전 영역에 걸쳐 토탈 솔루션 제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국산 신약 34호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클루'를 출시하고 자체 개발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또 자체 개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를 앞세워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역시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강화해 혁신 신약 개발에 앞장선다는 구상이다.
정재훈 동아쏘시오 대표이사 "사회적 책임 다할 것"
동아쏘시오그룹도 2023년 시무식을 진행, 힘찬 새 출발을 다짐했다. 신년사에서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게 동아쏘시오그룹의 철학이며 변함없는 목표"라며 "이는 거창한 게 아니라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각자의 역할에 책임을 다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이어 그는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격의 없는 소통의 시작을 강조하고 모든 구성원의 인권이 존중받기 위한 인권 경영의 적극적인 실천을 강조했다. 또 사회와 기업 시장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길 독려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강력한 체질 개선 작업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동아에스티 나스닥 상장 미국 바이오벤처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나스닥 상장사로서 자금 조달이 용이한 뉴로보의 장점을 토대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개발 및 글로벌 상업화를 가속화하고 뉴로보를 동아쏘시오그룹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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