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도 잡은 흥국생명, 감독·단장 동시 경질은 왜?

오해원 기자 2023. 1. 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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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또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칼'을 꺼냈다.

흥국생명이 2일 오후 새해 첫 일정으로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을 모두 경질했다.

배구계에 따르면 흥국생명 선수들은 시즌 중 갑작스러운 감독과 단장의 경질에 동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흥국생명의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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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은 2일 권순찬(사진) 감독과 김여일 단장을 동시 경질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또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칼’을 꺼냈다. 이번에도 흥국생명이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흥국생명이 2일 오후 새해 첫 일정으로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을 모두 경질했다. 흥국생명은 임형준 구단주 명의로 낸 보도문을 통해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 단장도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며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온 권순찬 감독께는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권 감독은 지난해 4월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는 약 9개월, 정규리그 기준 18경기 만에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 단장 역시 지난 시즌 중 물러났다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복귀했다. 하지만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감독과 동반 경질됐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V리그에서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은 관중을 불러모으는 팀이다. 동시에 1위 현대건설(16승 2패·승점45)에 이어 2위(14승4패·승점42)를 기록 중이다. 권순찬 감독 경질 전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29일 수원 원정에서는 현대건설을 격파하는 등 상승세였다는 점에서 관중 동원이나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배구계에 따르면 흥국생명 선수들은 시즌 중 갑작스러운 감독과 단장의 경질에 동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흥국생명의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2006시즌 막판 여자부 1위를 이끌던 고 황현주 감독을 갑작스레 경질해 배구계를 놀라게 했고, 2008∼2009시즌에는 리그 중 감독이 세 명이나 바뀌기도 했다. 황현주 감독이 시즌 중 경질된 데 이어 이승현 감독, 어창선 감독대행까지 차례로 지휘봉을 잡는 등 시즌 중 감독 교체가 유독 잦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3경기에서 10승 23패해 6위에 머물렀다. 신생팀이던 페퍼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 이 때문에 박미희 감독과 8년 동행을 마무리하고 남자배구계에서만 활약했던 권 감독을 선임했다. 이는 국제 배구계의 흐름에 맞춘 ‘남성적인’ 경기 스타일을 흥국생명 선수단에 녹여달라는 주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흥국생명은 반등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흥국생명이 감독 경질의 배경으로 제시한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경질 이유로 구단 고위층과 감독이 선수 기용의 견해차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위층과 선수단의 ‘다리’ 역할을 했던 김 단장까지 경질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흥국생명은 5일 안방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고, 일선에서 물러난 권 감독은 고문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권 감독의 고문직은 계약의 잔여기간을 채우기 위한 변칙이라는 평가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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