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02? 월드컵 때문에...” 신원호 감독이 밝힌 걸림돌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7′부터 ‘1994′, ‘1988′ 시리즈를 선보인 신원호 감독이 2002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찍기 어려운 의외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월드컵에 대한 저작권을 풀기가 너무 힘들다”며 저작권과 초상권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배우 이시언의 유튜브 채널 ‘시언’s쿨’에서 “응답하라 2002를 찍기가 제일 힘들다”며 “월드컵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저작권을 풀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전작인 ‘응답하라 1988′에서 88서울올림픽을 다뤘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올림픽 저작권을 풀기 위해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위원회(IOC) 본부와 통화해서 저작권을 풀었다”고 했다. 이어 “그것도 영구적인 게 아니라 계약 기간이 2년 정도 됐는데, 그 돈만 지불하고 재계약을 안 했더니 재방송 나갈 때는 그 장면들이 다 블러 처리가 돼서 나간다”고 했다.
실제 IOC는 대회 개·폐막식과 경기 모든 장면에 대한 독점적인 저작권자로, 방송중계권을 판매한다. 또한 ‘올림픽’이라는 이름, 오륜기 등 올림픽 상징, ‘평창올림픽’과 같은 구체적인 대회 명칭, 엠블럼, 마스코트 등도 모두 IOC에 저작권이 있다. 대회의 공식 후원 기업이 되어야만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저작권 침해로 소송당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올림픽과 관련된 소송 중 상당수는 저작권과 관련된 것들이다.
신 감독은 “‘응답하라’ 시리즈는 소품의 힘, 문화 상품의 힘, 당시의 노래, 영화, 드라마 이런 것들이 많은데 저작권, 초상권을 다 풀면서 그것도 국내용이 아니라 글로벌로 풀려면 어마어마한 대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상당한 제작비가 소요될 것이란 신 감독의 예측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2002년 월드컵 응원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붉은악마’의 대표적인 응원문구 ‘Be the Reds’ 이미지 도안도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이기 때문이다. 2001년 디자이너 박영철씨가 붓글씨 서체를 사용해 만든 미술 저작물로, 이 저작물을 사용한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한 회사 대표가 2016년 저작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런데, 최근 2002년 월드컵 장면을 선보인 드라마가 있다. JTBC에서 방영된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작중 재벌가 순양그룹 3세로 인생 2회차를 살게 된 진도준(송중기)은 이미 알고 있는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순양자동차 마케팅에 활용한다.
신 감독의 말대로 정말 ‘대작’일까. ‘재벌집 막내아들’의 제작비는 352억원이다. 신 감독이 연출한 ‘응답하라 1988′ 제작비는 회당 3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20부작으로, 총 제작비는 60억원 선이었다. ‘재벌집’이 5배가 넘는 제작비가 더 소요된 셈이다. 다만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에 동시 방영권을 판매해 제작비를 이미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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