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줄게 떠나지마”…직원들 붙잡으려고 올려준 월급이 ‘무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1. 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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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주, 25년 만에 최고 임금 인상
한 직장 계속 다닌 노동자 5.5%…전직 7.7%
미국 뉴욕의 한 매장에 걸린 구인 광고. [사진출처 = 연합뉴스]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률을 억제해야 한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과 달리 기업들이나 고용주들은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 25년만에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조사 결과 112개월간 직장을 옮기지 않고 한 직장에 다니는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은 지난해 11월 기준 5.5%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5년 전 애틀랜타 연은이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의 수치라고 WSJ는 전했다. 같은 기간 직장을 옮긴 노동자들은 7.7%나 올랐다.

이처럼 기업들이 임금을 경쟁적으로 올리는 것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노동자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시장은 수요과 공급을 초과하면서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더욱 강화된 것이다.

실제 고용시장 분석업체 라이트캐스트의 레일라 오케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요식업 등 전직이 용이한 업계는 “고용주들 입장에서는 능숙한 직원들을 다른 업체로 빼앗기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임금을 올려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용시장의 상황은 연준이 강조하는 것과 상반된 것이다.

연준은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리고 기업들에게 임금상승률 억제를 희망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연준 목표치인 2% 물가 상승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현재 임금 상승률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고용주가 노동자를 잡기 위해 임금을 올리게 되면 인상분은 고스란히 상품 가격에 반영될 것이고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을 연준이 우려하는 것이다.

현재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긴축을 지속하는 연준의 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지난해 11월 미국 노동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5.1% 늘었다. 이는 지난 3월 5.6%보다 둔화된 것이다.

인력업체인 로버트 하프의 폴 맥도널드 상무는 “인플레이션이 꺾인다면 임금 인상률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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