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백인전용인데” 수영장서 흑인소년 목 조른 남성의 최후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남아프리카공화국 중부 도시의 한 수영장에서 백인 남성이 흑인 10대들에게 시설을 쓰지 못하게 막고, 폭행까지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 일이 퍼지면서 남아공이 발칵 뒤집혔다. 남아공 대통령까지 "개탄스럽다"고 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현지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발생했다.

남아공 프리스테이트주 블룸폰테인의 마셀스푸어트 리조트 수영장에서 백인 남성 3명이 흑인 소년 2명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했다. 남성들은 수영장이 '백인 전용'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영상을 보면 한 백인 남성은 이들을 풀장에 밀어 머리를 물밑으로 집어넣으려는 듯한 장면도 담겨있다.

피해자인 코콩 나헤디(18)는 아프리카 언론 매체인 뉴스센트럴TV에서 "수영장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가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그들은 수영장이 '백인 전용'이라 우리가 수영장을 쓸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사건으로 기소된 백인 남성 코부스 클라센(48)은 이날 블룸폰테인 치안법원에 출두했다. 2만랜드(약 148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는 수영장에서 13세 소년 목을 조르고 18세 소년을 물 아래로 밀쳐넣는 등 살인 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두 남성도 폭행과 인종차별적 모욕 혐의로 법원에 나와 경고 처분과 함께 풀려났다.

이들의 재판은 오는 25일에 열릴 예정이다.

남아공 현지도 들끓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에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인종차별을 정당화하고 변호하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아이를 지도해야 할 성인이 청소년을 상대로 이렇게 쉽게 폭력을 저질렀다는 게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법 아래 인종차별자들이 숨을 곳이 없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