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해라, ‘더 글로리’[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천천히 말려죽이는 복수극에, 중독.
천천히 말려죽이는 복수극에, 서서히 중독된다. 판을 벌려놓고 반집, 한집 신중하게 없애가며 보는 이의 숨통까지 조인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감독 안길호)가 영리한 수를 두며, 파트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여자 ‘문동은’(송혜교)이 가해자들을 향해 온 생을 걸어 처절한 복수를 가하는 이야기다. 스타작가 김은숙과 송혜교가 KBS2 ‘태양의 후예’ 이후 다시 손잡은 작품으로, 로맨스가 아닌 심리 복수극에 새롭게 도전한다. 여기에 이도현, 임지연, 박성훈, 김히어라, 김건우, 차주영, 정성일 등이 의기투합해 극성 강한 파트1 8부작을 완성한다.
등장인물 면면이 다채롭다. 특히 가해자들 사이 층위를 둬 이들 사이 균열이 일어나는 걸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 고등학교 시절 뭉쳐다니며 학교 폭력을 일삼은 가해자들이 성인이 된 뒤 각자 쥔 것에 따라 계급이 갈리고 저마다 이해관계와 목적도 달라지니, 복수의 포인트도 여러 갈래다. 파트2에서 문동은의 복수극이 더 풍성해지고 기대되는 이유다.
대사 맛은 역시나 좋다. 김은숙 작가의 말맛은 로맨스물에서만 빛을 발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오늘부터 모든 날이 흉흉할거야. 자극적이고 끔찍할 거야. 막을 수도 없앨 수도 없을 거야.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난 바둑을 빨리 배웠어, 목적이 분명했고 상대가 정성껏 지은 집을 빼앗으면 이기는 게임이라니, 아름답더라’, ‘넌 죽으면 천국 갈거야. 사는 동안 지옥일거니까’ 등 한 번 보고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8화 내내 장식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다. 송혜교의 서늘한 얼굴이 좋다. 말랑말랑한 로맨스물에서 보여준 것보다 더 땅에 단단히 뿌리내린 느낌이다. 염혜란과 연대하며 간간히 보여주는 미소는 극의 ‘숨 쉴 곳’이다.
임지연, 박성훈, 김히어라, 김건우, 차주영 등 ‘빌런즈’들은 맞춤 캐스팅이다. 그들의 연기력과 시너지로, 보는 이의 분노감을 끝까지 끌어올린다. 이들의 아역들 역시 ‘찰떡’이다.
다만 호불호가 갈릴만한 지점은 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서사를 쌓기 위한 1, 2부의 속도감이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정확히 3부 엔딩부터 속력이 불타오른다.
러브라인이 복수극에 스며들려고 깜빡이를 켜는데 끼어들진 못한다. ‘주여정’(이도현)이 문동은을 위해 칼춤 추는 망나니를 자처하기까지 이야기가 너무 핑크빛이라, 작품에 녹아들지 못한다. 이때문에 ‘선후배’ 호칭도 몰입을 약간 막는다. ‘주여정’이 파트2에서 어떻게 흑화할런지, 방향성이 중요할 듯 싶다. 지금 넷플릭스서 스트리밍 중.
■고구마지수 : 0.5개
■수면제지수 : 1.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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