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멈춰섰는데…‘노동개혁’ 법률 개정안 줄줄이 던지는 정부

전종휘 2023. 1. 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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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신년사에서 최우선 과제로 노동개혁을 꼽는 등 노동 관련 제도 개편이 2023년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제기한 노동개혁 이슈 대부분은 법률을 개정하거나 새로 만들어야 하는 내용이 많은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 정부는 협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도 보이지 않아 입법 전망이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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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연장근로·파견제 등 법개정 사안
야당, ‘개악’으로 봐…입법 불투명
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올해 핵심 추진 과제로 노동개혁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신년사에서 최우선 과제로 노동개혁을 꼽는 등 노동 관련 제도 개편이 2023년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제기한 노동개혁 이슈 대부분은 법률을 개정하거나 새로 만들어야 하는 내용이 많은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 정부는 협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도 보이지 않아 입법 전망이 불투명하다.

2일 <한겨레>가 지난해 윤석열 정부 의뢰로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내놓은 노동개혁 과제 권고안을 분석해보니, 대부분이 근로기준법 개정 사안이었다. 우선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주 단위(최대 12시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안은 ‘연장 근로의 제한’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53조를 개정해야 한다. 관리단위를 월 단위로 바꾸게 되면 1주에 최대 80.5시간 노동도 가능한 탓에 ‘장시간 노동체계’라고 비판하는 야당과 노동계의 벽을 넘는 게 당면과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확대하는 안도, 현행보다 특정 기간의 노동시간 장기화를 유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해당 제도의 사용 빈도를 높인다는 점에서는 법 개정 문턱이 매우 높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근로자 부분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 근로기준법은 임금체계 등을 개편할 때 노동자 또는 노동조합의 집단적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런 조항을 우회하고자 사업장을 쪼개 직무 등으로 나눠 노동자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근로자 부분대표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근로기준법엔 근로자대표 선출 방법 등을 정하는 조항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부분대표제를 도입하려면 이 또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연구회는 각종 수당 등을 계산할 때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과 관련해서도 “노동 현장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라고 제안했다. 이 역시 근로기준법에 신설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 주휴수당 제도 개선은 제도 폐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실질 임금 대폭 삭감이 불가피한 시간제 근로자 등의 임금 보전 방안을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손봐야 할 법은 근로기준법에 그치지 않는다. 노동 현장의 혼란을 불러오는 파견과 도급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파견제도 전반을 손보는 문제는 ‘파견 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는 법률 개정 관련한 이슈 대부분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와 합의를 거친 뒤 이를 지렛대 삼아 야당을 압박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여당과 정부가 내놓는 법률 개정안을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노동시간 연장 등 문재인 정부 지우기를 성과로 삼으려는 듯한 상당수 내용엔 민주당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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