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경쟁 상대 된 네이버…'비호감' 탈피하는 카카오
올해 포털 업계에는 거센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는 얼어붙고 반토막난 주가는 회복기미가 보이지않는다. 캐시카우인 온라인 광고 매출 성장세도 꺾이고 있다. 긴 겨울을 보내는 네이버(NAVER)·카카오는 올해 성장세 회복을 위한 입지 다지기가 필요하다. 당장 네이버는 글로벌 커머스 사업에 던져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하며, 카카오는 신뢰 회복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실행력이 필요하다.
네이버의 새해 화두는 역시 커머스다. 미래 핵심 먹거리로 키우는 커뮤니티 커머스 사업과 물류 효율화 전략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가 가시적 성과를 거둬야 한다.
네이버는 2023년의 시작과 동시에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를 마무리한다. 6개월로 예정됐던 인수기간을 석달만에 마무리하는 것이다. 당장 2조 넘는 거금에 인수한 포쉬마크가 네이버와 시너지를 낼지 우려하는 목소리를 잠재워야한다. 조기에 인수를 마무리한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교두보 삼아 글로벌 커뮤니티 커머스 시장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지난해말 시작한 'N도착보장' 서비스의 효용도 본격적으로 확인할 차례다. N도착보장은 2021년 네이버가 CJ대한통운·파스토·품고와 출범한 NFA의 첫 사업이다. 네이버의 기술을 적용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배송 시간도 단축하는 것이다. 한 회사가 물류부터 배송까지 모두 담당하는 쿠팡의 '리테일러 모델'에 맞서기 위함이다. NFA는 창고를 가진 풀필먼트 사와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사 등 물류 파트너를 연결하는 '얼라이언스 모델'을 지향한다. 네이버는 이를 토대로 해외 물류 파트너와 연합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에게 2023년 '이미지 쇄신'의 해가 될 전망이다. 대규모 장애 보상을 마무리하고 재발 방지책을 이행해야 하며, 골목상권과의 상생 노력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2021년 약속했던 계열사 축소 작업이 지난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았다. 2022년 네 차례 변화를 맞으며 흔들렸던 리더십도 공고히 해야 한다. 당면 문제를 풀기 위해 6개월간 진행했던 원격근무 시범 운영을 끝내고 오는 3월부터 회사로 출근하는 '오피스 퍼스트'를 시행한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직원이 뭉쳐야한다는 취지다.
카카오는 2023년을 이틀 앞두고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대규모 장애 피해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새해를 맞기 전, 최대한 리스크를 떨고 가겠다는 취지다. 일단 무료 사용자까지 포함해 보상계획을 발표한 데이어 손실액이 50만원을 넘는 소상공인의 피해보상에도 나선다.
재발방지를 위해 약속한 서버 이중화 조치도 마무리해야 한다. 카카오는 지난달 초 진행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데브 2022'에서 향후 5년간 서비스 안정화 투자를 기존 3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재난복구시스템(DRS)도 이중화를 넘어 삼중화 이상으로 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규모 장애로 국회에서 '카카오 장애 재발방지법'이 통과된 만큼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행보에 시선이 집중될 것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고민도 해야 한다. 글로벌 진출의 핵심 사업으로 제시했던 '카카오 유니버스'의 실체를 보여줘야한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 지인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비지인간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에 참여한 이용자를 위한 오픈채팅 링크를 카카오맵에 삽입하며 맛보기를 보여줬다. 향후 지도뿐만 아니라 드라마·콘텐츠·게임 등 카카오가 보유한 각 콘텐츠에 오픈채팅 링크를 연결하고, 오픈채팅방 내에 광고·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업계는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가 새 커머스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한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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