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권상우, 코믹 연기로 펼치는 '선한 영향력'
2023년 첫 韓 영화 '스위치'에서 톱스타 박강 역 맡아 열연
오는 4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스위치'(감독 마대윤)는 캐스팅 0순위 천만 배우이자 자타공인 스캔들메이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던 톱스타 박강(권상우 분)이 크리스마스에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권상우는 돈 많고 개념 없는 안하무인 톱스타에서 돈 없고 식구 많은 극한직업 매니저를 오가는 박강 역을 맡는다. 박강은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화려한 톱스타에서 짐을 잔뜩 짊어진 매니저로, 임금 역할을 도맡는 주연에서 재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생계형 배우로 뒤바뀌는 인물이다.
새해 극장가의 포문을 열기 전 지난달 27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권상우를 만났다. 2023년 첫 한국 영화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끝낸 그는 설렘 반 긴장 반의 마음을 안고 새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권상우가 작품을 택한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과 자신감에 기댄 그는 "아무리 좋은 대본이어도 '나랑 잘 맞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스위치'는 제가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라고 설명했다.
"촬영하는 동안 즐거움을 맛봤기 때문에 '스위치'로부터 얻을 걸 다 얻었어요. 물론 잘됐으면 좋겠죠(웃음). 지금이 가장 긴장돼요.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관객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너무 궁금하고 떨리죠. 올해 저의 가장 큰 기쁨은 개봉이에요. 예전보다 많은 사람이 극장가를 찾아오고 있는 시기에 제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워요."
극 중 박강은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을 경험하며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된다. 인간 권상우에게 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민국에서 히트했던 작품을 딱딱 고르고 싶어요. 결과가 똑같을지 모르겠지만요. 저에게 들어오지 않아도 제발 시켜달라고 하려고요"라고 답해 폭소케 했다.
그동안 영화 '탐정' 시리즈와 '히트맨', 웨이브 '위기의 X' 등을 통해 망가짐을 불사했던 권상우는 이번에도 특유의 친근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특히 그는 자신의 대표작인 '슬픈연가'의 소라게 장면을 셀프 패러디하며 원조의 품격도 보여준다.
이렇게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상우에게 코미디는 위대한 장르이자 끝까지 안고 갈 무기가 됐다. 특정 장르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걸 가장 경계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피하지는 않는다. 코미디에 녹아있는 가족 이야기가 주는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MBC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권상우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드라마 '천국의 계단' 등으로 연이은 흥행에 성공하며 한류 스타가 됐다. 그렇기에 '스위치' 박강을 연기한 권상우를 보면서 '톱스타가 톱스타를 연기하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들은 그는 '제가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지만 톱스타가 맞나 싶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이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 누구보다 냉정한 시선으로 자신의 위치를, 또 급변하는 시스템을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있는 권상우를 마주할 수 있다.
"천만 영화의 마동석 형도 있고, '오징어 게임' 이정재 형도 있잖아요. 솔직히 그들보다 밀려있는 위치죠. 이를 인정하니까 더 동기부여가 되고 편안하게 작품 할 수 있는 원동력도 돼요. 저는 일적으로나 사생활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게 좋아요. 물론 너무 잊혀지면 서운하기도 한데 자연스러운 흐름이랄까요. 이 흐름 속에서 꾸준히 작품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계속 대중들에게 인식될 수 있는 건 좋은 작품을 하는 거죠."
"필드에서 일할 때 힘들 때도 있지만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소통하는 거 자체가 행복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날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크는 걸 보면서 현장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해요. 옛날에는 여유가 없었는데 지금은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까 작품에 대한 열정이 더 커진 거 같아요. 사실 '언제까지 내가 중심에서 작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일하게 돼요. 가족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인간적으로 철도 들고요."
두 번째 원동력은 '해보지 못한 장르에 대한 갈증'이다. 권상우는 "연기하는 주체인 제가 재밌고 에너지가 넘쳐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시기에 어떤 작품이 왔냐에 따라 다르지만, '스위치'가 개봉하고 시간이 좀 지나야 다른 장르의 영화를 찾고 싶은 욕구가 생길 거 같아요. 잘 왔다 갔다 하고 싶어요. 지금 정해진 건 없지만 '오?' 하게 만드는 작품을 만나면 계산하지 않고 덤벼들어요"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권상우는 '스위치'와 함께 맞이할 2023년의 구체적인 계획과 영화 제작자로서 그리고 있는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내년의 계획은 다 잡혀있어요. 제가 영화 제작사를 만들었는데 아마 내년에 첫 작품으로 인사드릴 것 같아요. 2024년에는 저희가 개발하는 시나리오로 영화를 찍는 게 목표죠. 구체적인 건 아직이지만 어느 정도 나오고 있어요"라고 귀띔했다.
"제가 데뷔 21년 동안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500만 명을 못 깼어요. 숫자가 다는 아니지만 작품이 개봉할 때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목표예요(웃음). 2023년은 '스위치'로 기분 좋게 시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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