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받은 만큼 일한다, '조용한 사직'

한지은 2023. 1. 3.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년차 직장인 A씨는 '적당히 하자'는 생각으로 일합니다.

'조용한 사직'은 실제로 퇴사하진 않지만 최소한의 일만 하는 업무 태도를 말합니다.

'조용한 사직'의 핵심은 업무 범위 이상으로 일할 때 기대되는 승진 등 혜택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기업 차원에서 '조용한 사직'에 맞서 게으른 직원에게 업무를 주지 않는 '조용한 해고'를 하는 상황도 전해집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3년차 직장인 A씨는 '적당히 하자'는 생각으로 일합니다.

주어진 업무는 하되 더 찾아서 하거나 스트레스받을 수준으로 많은 일을 맡지는 않고요.

사내 행사도 꼭 필요할 때만 참여해 일과 삶을 철저히 분리하죠.

A씨는 지금 '조용한 사직' 중입니다.

'조용한 사직'은 실제로 퇴사하진 않지만 최소한의 일만 하는 업무 태도를 말합니다.

이 신조어는 작년 7월 한 미국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장인을 중심으로 SNS에 '조용한 사직'을 소개하고 실천하는 영상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채용플랫폼 사람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끝'이라고 답했는데요.

20대 응답자 중 78.5%, 30대 응답자 중 77.1%가 '받은 만큼만 일한다'고 했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비율은 감소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 같은 인식이 확산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용한 사직' 열풍은 왜 시작된 걸까요?

'조용한 사직'의 핵심은 업무 범위 이상으로 일할 때 기대되는 승진 등 혜택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금감소, '돈을 많이 모아도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까' 등 전반적인 경제적 불만이 기저에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그(노력)에 상응하는 가치(보상)를 받고 있는가'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세대라는 특성이 반영돼 '조용한 사직'이라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기폭제로 꼽힙니다.

재택근무로 인해 소속감이 약화한데다 경제가 직격타를 맞으면서 고용 불안 심리가 커졌다는 건데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신적·육체적 피로도가 축적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해석도 나오죠.

'조용한 사직'을 통해 직장인은 삶의 질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업무 강도를 조절함으로써 번아웃, 과로를 예방하고 일상을 지킬 수 있죠.

하지만 일을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만 봄으로써 자아실현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 '조용한 사직' 분위기가 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실제로 작년 2분기 미국의 노동 생산성은 48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는데, 전문가는 주원인으로 '조용한 사직'을 지목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조용한 사직'에 맞서 게으른 직원에게 업무를 주지 않는 '조용한 해고'를 하는 상황도 전해집니다.

'조용한 사직' 현상,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들(MZ세대 직장인)을 무조건 나태하다고 구분 짓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기업 차원에서 "젊은 세대가 즐겁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개인 차원에서는 "스스로 일과 삶을 잘 조율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을 넘어 '없는 듯' 지내는 직장인들, 책임감 문제만은 아닌 듯합니다.

한지은 기자 고혜림 인턴기자

writer@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