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노트] 60세 전 발병하는 '조기 뇌졸중'…가장 취약한 혈액형 있다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2023. 1.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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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은 성격과는 관련이 없지만 몇몇 질환에 있어서는 실제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혈액형이 60세 전에 발생하는 '조기 발병 뇌졸중'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O형은 다른 혈액형보다 조기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12%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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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 혈액형, 노로바이러스·코로나19 등 일부 질환에서 감염 위험 차이 보여
A형이 조기 뇌졸중 위험 16% 높고 O형이 12% 낮아…"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냐"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혈액형은 성격과는 관련이 없지만 몇몇 질환에 있어서는 실제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가령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에는 O형이 가장 취약해 감염이 잘 되는 반면 B형은 가장 강한 내성을 가진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O형이 감염이나 중증·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형은 코로나19에 더 잘 감염되고 중증 위험도 높다고 한다.

최근에는 혈액형이 60세 전에 발생하는 '조기 발병 뇌졸중'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뇌졸중은 뇌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 혈관이 파열되는 뇌출혈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의과대학,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혈액형과 조기 뇌줄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지난 2022년 9월 미국 신경학회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 게재했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에 있는 항원에 따라 구분한다. 가령 A형은 A항원을 가진 적혈구를 갖고 있고, B형은 B항원을 보유한 사람이다. 두 항원을 모두 갖고 있으면 AB형, 없다면 O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액형 간에도 유전자 변이가 발생할 때 차이가 난다. 특히 A형에 있는 유전자와 조기 뇌졸중 발병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48개 연구소로부터 뇌졸중 환자 1만6730명과 뇌졸중이 없는 59만9237명의 의무기록을 받아 분석했다. 모두 18~59세 환자였다. 연구팀은 전체 게놈(유전체) 분석에서 뇌졸중 발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전자 변이 두 곳을 식별했다. 그중 한 곳이 혈액형 유전자가 있는 자리였다.

이후 추가 분석을 통해 A형이 다른 혈액형보다 조기 뇌졸중을 겪을 위험이 1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O형은 다른 혈액형보다 조기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12% 낮았다.

연구팀은 또 60세가 넘은 뇌졸중 환자 9272명과 뇌졸중이 없는 60세 이상 참가자 2만5124명의 기록을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60세 이상에선 A형이나 O형 모두 뇌졸중 위험 증가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한편 B형은 나이와 관계없이 다른 혈액형보다 뇌졸중 발병 위험이 약 11% 높았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스티븐 키트너 메릴랜드대학교 신경과 교수는 "A형이 조기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이 더 큰 이유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혈소판, 혈관 주변 세포, 혈액응고인자 등 혈전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러 단백질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조기 뇌졸중은 나이가 들어서 발생하는 뇌졸중과 비교해 다른 기전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즉 젊은 사람은 동맥에 지방 축적물이 쌓여서 발생하는 동맥경화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만, 혈전 형성과 관련된 요인에 의해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추론이다.

다만 연구팀은 A형이라고 해서 뇌졸중 위험이 큰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혈액형을 이유로 더 조심해야 하거나 추가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혈액형은 후기 발병 뇌졸중보다 조기 발병 뇌졸중과 더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위험 증가가 크지 않기 때문에 A형이라고 뇌졸중 조기 발병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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