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집 살이' 끝나나…고려아연 '지분 경쟁' 본격화

최유빈 기자 2023. 1. 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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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차남인 최윤범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영풍그룹과 계열분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오너가 3세인 최윤범 회장 취임을 계기로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계열 분리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그룹은 장형진 회장 일가가 ㈜영풍 등 전자 계열을 담당, 최창근 회장 일가가 고려아연 경영을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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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포커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차남인 최윤범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영풍그룹과 계열분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자가 공동 설립한 뒤 74년째 동업 중인 영풍그룹은 3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면서 균열이 생겼다. 두 집안이 경쟁적으로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2022년 12월13일 최윤범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이전까지 고려아연은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명예회장과 차남인 최창영 명예회장을 거쳐 삼남인 최창근 회장이 이끌어왔다.

재계에서는 오너가 3세인 최윤범 회장 취임을 계기로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계열 분리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그룹은 장형진 회장 일가가 ㈜영풍 등 전자 계열을 담당, 최창근 회장 일가가 고려아연 경영을 맡아 왔다.

2022년 8월 최씨 일가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한화파워시스템글로벌(당시 한화H2에너지USA)이 고려아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를 확보하면서 경쟁이 시작됐다. 이후 장씨 일가는 코리아써키트, 테라닉스, 에이치시유 등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0.58%를 추가로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를 우호세력의 지분과 맞교환하며 대응했다. 지난해 11월 ㈜한화가 보유한 자사주 7.3%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교환했다. LG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0.47%와 고려아연 자사주 1.97%도 주고받았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다른 회사로 이전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자사주 교환 이후에도 최씨 일가는 영풍정밀과 친인척 등을 동원해 0.12%의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현재까지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가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은 각각 27.90%, 31.96%로 파악된다.

관건은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될 '이사 선임' 안건 통과 여부다. 최씨 일가에 우호적인 고려아연 이사회 내 11명의 이사 가운데 6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최윤범 회장이 영향력을 지속하기 위해선 자기 사람들로 인사를 추려 주주총회에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켜야 한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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