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생존코드] ③ 모빌리티 신산업 앞세워 성장엔진 재점화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면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약 1.6%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아이뉴스24는 한국경제에 퍼펙트스톰이 엄습하는 상황에서 위기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각 분야별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모빌리티 산업은 격변기를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교통분야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과 혁신 기술의 융·복합 시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한 전기차(EV) 보급 확대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촉매가 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연결성)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 등 단순히 이동하는 수단에 불과했던 '탈 것'들이 시간과 공간을 확장해 개인 생활의 전반을 관통하는 가치를 제시하는 수단으로 개념을 확장하면서 '교통' 대신 '모빌리티'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3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국내 관련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생존' 전략으로 신사업을 통한 성장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전환' 가속…현대차, '퍼스트무버' 전략 속 미래 신사업 역량 집중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6일 '모빌리티자동차국'을 신설했다. 기존의 자동차정책관을 확대·개편한 것으로, 정부가 민간과 함께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 혁신을 전담하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의 이같은 결정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 흐름에 발맞춰 국내 관련 산업이 글로벌 우위를 선점하고,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일상 속에 구현하는 일에 정부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퍼스트무버(선도자)' 전략 아래 미래 모빌리티 사업 역량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 회장은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전기차 대중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독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에는 연간 총 32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약 12%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차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 개발도 본격화한다.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해 성능을 강화하는 한편 효율적인 EV 라인업 확대와 상품 경쟁력도 확보한다.
전기차 생산 능력도 대폭 늘린다. 현대차 울산공장 내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하고,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최대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는 등 올해 약 35만 대인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44만 대로 늘린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남부 조지아 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연간 30만 대 생산 규모를 갖출 HMGMA는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현대차그룹, 자율주행·AAM 등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 체계적 추진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외에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 도심항공모빌리티 독립법인 '슈퍼널'을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지난해 정 회장 사재 2천490억원을 포함한 1조원을 쏟아부어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KT와 7천500억원 상당 주식 맞교환을 하며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기술, 위성통신 기반 AAM 분야 협력 방침도 발표했다. 아울러 AI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변화도 예고했다. 현대차그룹은 모든 차종을 'SW 중심의 자동차(SDV)'로 전환을 선언하며 관련 분야에 18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차세대 차량 플랫폼과 통합 제어기, 자체 개발 SW 플랫폼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Over-the-Air) SW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한다.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제품군을 SW 중심으로 개발해 하나의 계정만으로도 AAM, 로봇, 로보택시, PBV가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최첨단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은 AI를 비롯한 SW 원천 기술 확보에 달려있다"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AAM, PBV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갈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래 모빌리티 전략 수행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글로벌 전략 오피스(GSO)도 신설했다. GSO는 ▲신기술 센싱 및 조사 분석 ▲모빌리티 전략 ▲반도체 전략 ▲전기차(EV) 전략 ▲스마트시티 추진 등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소프트웨어(SW), 전동화, 서비스, 전략투자 부문으로 구성된 미래성장위원회를 구성해 모빌리티 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한 이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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