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계 최초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 가보니

이기범 기자 2023. 1.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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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부터 포항공과대학 내 설치 및 운영…중소기업 무료 교육 제공
"최신 장비 무료로 활용해 월 단위 수백만원 절약"
이달희 경북도경제부지사와 바크하우스 주 부산 미국 영사 등이 지난 12월12일 오후 포스텍(포항공대) 첨단기술산업화센터에 있는 애플 제조업 R&D지원센터에서 생산 설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애플 제조업 R&D지원센터는 애플이 오랜 신뢰를 쌓아온 한국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 추진한 프로젝트로 2021년 우수한 R&D 인프라와 쾌적한 정주 여건을 갖춘 포항이 최적지로 선정되면서 포스텍에서 2022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2022.12.1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이기범 기자 = 반도체 공정이 가능한 수준의 클린룸 환경, 광학 현미경, 파괴분석·비파괴분석 장비, 회로결함분석 설비 등 20억원이 넘는 장비들.

포항공과대학(포스텍)에 들어선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의 모습이다. 애플은 지난 5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물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선보였다.

<뉴스1>은 최근 포스텍에 위치한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찾았다. 애플이 언론에 해당 시설물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는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신 스마트 및 친환경 기술에 대한 트레이닝을 제공한다. 중소기업들이 애플 제조업 전문가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생성성 및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포항가속기연구소 내 R&D 지원센터 1층에 위치한 클린룸은 반도체 공장처럼 방진복을 입어야 출입할 수 있었다. 이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에어샤워를 통해 먼지를 탈탈 털어낸 뒤 출입이 허락된다. 클린룸에는 '전자동 초정밀 웨이퍼 다이(Die) 결합 장비', '표면처리 플라즈마 클린 장비', '초정밀 고속 제트 납땜 장비' 등이 설치돼 카메라 모듈, 전자 제품 조립 등 공정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에 설치된 광학 현미경 장비. 최대 6500배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에 설치된 엑스레이 방식의 비파괴분석 장비

2층에는 제품 소재를 분석하는 데 쓰는 광학 현미경 장비가 마련됐다. 해당 장비는 최대 6500배까지 배율을 확대해 볼 수 있다. 또 소재를 잘라서 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파괴분석 장비도 갖춰졌다. 또 1층에는 엑스레이룸이 있어 비파괴 방식으로 소재를 분석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불량 장비를 빠르게 스캔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회로 결함을 분석하는 설비도 운영된다.

중소기업들은 다양한 설비 및 교육 지원을 통해 제조 조립 공정과 유지 보수 시스템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된다. 또 제조를 위한 맞춤형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제작할 수도 있다.

현재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에서는 △값비싼 계측 장비 없이 이미지 검사 및 비용 효율적인 비전 및 머신러닝 활용 사례를 실습할 수 있는 '스마트 데이터 랩' △제조 조립 공정과 유지 보수 시스템을 최적화하기 위한 모범 사례를 다루는 '스마트 공정 랩' △제품 신뢰도 평가와 결함 분석을 위한 첨단 분석 툴을 알려주는 '스마트 품질 랩'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반도체 공정 센서를 디자인하는 중소기업 '이너센스'의 강문식 대표는 "소자 불량 분석에 특수 장비가 많이 필요한데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에는 기존에 분석 못하는 부분도 볼 수 있을 만큼 최신 장비를 갖췄다"며 "비용적으로는 월 단위 수백만원이 절약되고 있다.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지원센터를 이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물질 분석을 외부 기관에 의뢰할 경우 시간당 60만~7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반 다이아몬드 분류 및 교육 컨설팅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플로우스튜디오'는 효율적인 이미지 분류를 위해 실제 제품을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촬영해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받고 있다.

정아연 플로우스튜디오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은 AI 개발자를 구하기 어려운데 애플 지원센터에서 세심하게 컨설팅을 해줘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는 세계 최초로 한국 포항공과대학(포스텍) 내 구축됐다. (애플 제공)

애플 본사 차원에서도 포항에 설치된 자사 첫 제조업 R&D 지원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 관계자는 "서울은 물론 미국 본사에서도 화상 미팅을 비롯한 협력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고, 본사에서 방문도 자주 한다"고 밝혔다.

존 서 애플 핵심 기술 부문 시니어 디렉터는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2022년 5월 한국에 처음 선보였다"며 "국내 중소기업을 고성장 제조업체로 육성하는 게 목표로 생산성, 품질 강화 등 중소기업 실무에 필요한 트레이닝을 제공한다. 애플의 데이터 분석과 최첨단 제조 기술을 배워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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